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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리 없는 풀뿌리 문화거점…영화관·공연장 잇단 폐관

예술영화전용관 씨네코드 선재·국내 첫 민간 설립 극장 등 운영난으로 문 닫아

2015-10-29 12:01

서울북촌에있는예술영화전용관씨네코드선재(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블로그상상발전소제공)
서울북촌에있는예술영화전용관씨네코드선재(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블로그상상발전소제공)
풀뿌리 문화 거점으로서 다양한 창작물과 시민을 이어 주던 민간 예술영화전용관과 소극장이 운영난 탓에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서울 북촌에 있는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인 씨네코드 선재가 다음달 말 폐관한다.

씨네코드 선재를 운영해 온 영화사 진진은 지난 28일 "씨네코드 선재가 다음달 30일자를 끝으로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전했다.

"건물주인 아트선재센터 측과 건물 전체 리모델링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건물주와의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다"는 것이 영화사 진진 측의 설명이다.

국내 최초의 민간 설립 극장인 서울 명동 삼일로 창고극장도 지난 1975년 개관 이래 40년 만에 문을 닫는다. 당초 건물 개축 시기인 내년에 폐관하기로 돼 있었지만, 임대료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이들 문화공간은 티켓 판매 금액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수입원을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이 천정부지로 치ㅅㅗㄷ는 임대료 등과 맞물리면서 커다란 적자를 낳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책 지원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술영화전용관 아트하우스 모모를 운영하는 영화사 백두대간 최낙용 부사장은 "티켓 판매로 운영비를 충당할 수밖에 없는 예술영화관들은 매년 개봉작 수가 일정한 반면 관객수가 크게 늘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씨네코드 선재의 경우 오랜 기간 적자가 누적돼 왔다고 들었는데, 다른 장소로 옮겨 재개관을 하는 대신 폐관을 결정한 데는 더 이상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최신시설을 갖춘 대형 멀티플렉스가 역세권을 차지한 상황에서, 시장 논리로 봤을 때 전용관에서 상영되는 독립·예술 영화는 관객들로부터 우선적으로 선택받기 어렵다.

최 부사장은 "도서관에 소위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만 갖다 놓을 수 없는 것처럼, 독립·예술 영화관도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문화공간"이라며 "전용관을 공익적 개념으로 바라보는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등의 시각이 미흡한 게 사실인데, 이러한 점이 민간 전용관의 폐관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진위가 영화산업 전반을 바라보면서 전용관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 등이 이들 문화공간을 공공자산 개념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도 요구된다"며 "우리 예술영화전용관 측도 의미 있는 기획 등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자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공공재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지자체·기업도 운영 지원 나서야"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과는 별개로 이들 문화공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지자체, 민간기업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전용관 아트나인을 운영하는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는 "씨네코드 선재의 경우 영화사 진진에서 운영하기 전 이미 시설이 갖춰져 있었기에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는데,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점은 개인 사업자들이 더 이상 수도권 도심에서 전용관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말"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아트나인을 운영하면서 연간 5억~10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사업 시작 당시 5억 원을 기준으로 잡았던 것보다 크게 웃돌면서 운영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내 영화관의 95%를 점유한 멀티플렉스가 역세권, 주요 상업 시설에 자리잡으면서 관객들의 관람 성향을 바꾼 상황에서 전용관 운영 비용을 개인 사업자에게만 떠넘길 게 아니라, 프랑스처럼 관에서 전용관 운영자를 선정해 절반을 지원하는 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자체 단위로 보면 각 지역에 전용관 등의 수가 한정된 만큼 심사를 통해 이들 공간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본의 한 전용관은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골목상권에 자기 건물을 갖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국내 전용관들이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문화행정에 변화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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