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목을 받은 첫 번째 요인은 주원(장우 역)과 유해진(민약국 역)의 만남 때문이었다. 뛰어난 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충무로의 블루칩 주원. 그리고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대체불가 배우가 된 유해진. 이 둘의 첫 만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주목받았던 더 큰 요인은 두 번째에 있다. 바로 소재이다.
영화는 부산의 한 해변마을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여대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당시 범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대생을 위한 넋건지기굿이 진행됐다.
저승 가는 길 배불리 먹고 가라고 붉은 천에 밥이 담긴 놋그릇을 바다를 향해 던지는 이 의식이 진행될 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붉은 천이 팽팽하게 당겨지더니 끝내 끊어지고 놋그릇만이 둥둥 떠내려와 한 청년 앞에 멈췄다.
죽은 여대생의 아버지는 이를 보고 직감적으로 그 청년을 범인으로 확신, 6개월 동안 끈질기게 추적했지만 심증만 있을 뿐 결국 범인임을 증명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 미스터리 추적극이라는 장르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좋은 배우와 좋은 소재, 사실상 구슬이 서말이나 모인 상태. 이제 잘 꿰어서 보배로 만들면 된다. 그런데 영화는 그 꿰는 지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감독은 민약국의 편안한 이미지 한편으로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싸인을 관객에게 조금씩 노출한다. 극중 인물들은 못느껴도 관객은 계속 민얀국을 범인 후보군에서 제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가령 장우가 모자를 눌러쓴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쫓다가 놓쳤을 때 민약국의 가게인 약국에 갑자기 불이 들어온다던가, 모자를 눌러 쓴 인물의 고개를 갸웃거리는 습관을 민약국도 하게끔 한다.
이 정도면 증거도 단서도 없지만 민약국을 장우가 범인으로 추청하기에는 충분하다. 그런데 그 '추정'에서 범인으로 '확신'하기까지 과정이 생략됐다.
증거를 찾기 위해 민약국의 집에 몰래 잠입하기도 하고, 또 미행까지 하던 장우였다. 의심은 가지만 확신하기에는 부족했기에 그런 거였다. 그랬던 장우가 봉사활동 중인 민약국에게 갑자기 찾아가 뜬금없이 '범인'이라고 몰아간다.

이후부터는 민약국은 사실상 범인처럼 행동한다. 장우의 여동생에게 관심을 보였던 친척형 명규(이준혁 분)와 장우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동네 주민 만철(김영웅 분) 등 관객이 범인을 추정하기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여러 변수가 남아 있었는데도, 영화는 이를 다 삭제하고 '민약국=범인'이라고 알려준다.
부족한 개연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서에서 나와 자신을 집까지 데려다주는 경찰을 민약국은 갑자기 살해한다. 그 경찰이 민약국의 과거를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과거가 밝혀지는 과정이 과도하게 생략됐다. 민약국은 이때부터 연쇄살인마처럼 자신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 모두 죽일 듯한 포스를 풍긴다.

하지만 이 극적 긴장감을 끊어 버리는 과도한 생략은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방해한다. 이 개연성만 보완됐다면 한국 스릴러 영화에서 '추격자'(2007) 이후 새로운 한 획을 그을 수도 있었을 만한 소재와 배우들이라고 보이는데, 아쉽기만 하다.
10월 28일 개봉, 109분, 15세이상관람가CBS노컷뉴스 유연석 기자 yooy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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