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최하위 마이애미, 단장→감독 보직이동 사례는?

감독이 선수로 뛴 경우, 구단주가 감독을 맡은 경우 등 '과거사례 다양'

2015-05-30 11:24

▲단장에서감독으로보직을변경한제닝스감독.그러나이파격인사에도불구,마이애미는지구최하위를전전하고있다.사진│마이애미말린스
▲단장에서감독으로보직을변경한제닝스감독.그러나이파격인사에도불구,마이애미는지구최하위를전전하고있다.사진│마이애미말린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메이저리그는 긴 역사만큼 ‘특이한 사건’들이 많다. 지금은 웃어넘길 수 있는 일들도 예전에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만큼 메이저리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대 야구의 큰 줄기가 되기도 했다. 일례로 1963년, 워싱턴 세네터스(텍사스 레인저스 전신)의 타자 ‘지미 피어설’은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기록한 뒤 느닷없이 3루→2루→1루를 돌아 홈 플레이트에 슬라이딩하면서 들어왔다고 한다. 100호 홈런을 자축하기 위해 그런 기이한 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하는데, 놀랍게도 이는 당시 홈런으로 인정을 받았다.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돌발 상황에 대한 규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 거꾸로 베이스를 도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규칙이 생겨났다고 한다.

세계 2차 대전이 한창이었던 1940년대에는 이보다 더 특이한 일들이 많았다.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참전을 선택한 가운데서도 야구는 계속되었는데, 뛸 선수가 마땅치 않아 생긴 해프닝도 적지 않았다. 신시내티 레즈는 1944년에 당시 15세 소년이었던 좌완 투수 ‘조 눅셜’을 투입한 사례가 있었고, 2차 세계대전에서 한 쪽 다리를 잃었지만, 마운드에 오른 워싱턴 세네터즈의 좌완 투수 ‘버트 쉐퍼트’도 있었다. 영화 ‘그들만의 리그’에서 등장하는 여성 프로야구팀도 바로 이 시기에 등장했다.

‘단장에서 감독 선임’ 마이애미, 이보다 더한 사례 있었다?

그런데 최근 마이애미 말린스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만 볼 법한 장면을 연출하여 나머지 29개 구단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바로 단장이었던 댄 제닝스가 지난 19일을 시작으로 마이크 레드몬드 감독의 후임으로 사령탑에 오른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간혹 프런트에서 일했던 이들이 코치나 어시스턴트 등으로 현장에 복귀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프런트의 수장이 현장의 수장이 되는 경우는 거의 전례가 없었던 일이었다. 한, 미, 일 삼국 전체를 따져 보아도 선수 출신 단장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이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그리고 단장을 감독으로 앉힌 마이애미는 이후 10경기에서 2승 8패의 저조한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는 이보다 더한 사례가 존재했다. 1925년 10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사령탑은 ‘타율 왕’ 타이 콥이었고,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의 감독은 ‘안타 왕’ 조지 시슬러였다. 둘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큼 메이저리그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플레이어였는데, 두 사람이 감독으로 경기에 나와 나란히 투구를 하는 진풍경을 연출한 바 있다. 당시 콥은 한 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이후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왔고, 시슬러 역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선수가 감독으로 나란히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했던, 상당히 특이한 사례였다.

1977년에는 아예 구단주가 감독 지휘봉을 잡은 사례도 있었다. 당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단주였던 ‘로버트 터너’는 팀이 시즌 초반 16연패에 빠지자 당시 감독이었던 ‘데이브 브리스톨’에게 휴식이라는 명목을 붙여 잠시 팀에서 격리시킨 이후 곧바로 자신이 감독을 맡았다. 그러나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애틀랜타는 1-2로 패하면서 연패 행진을 ‘17’로 늘였고, 미국 전역의 메이저리그 팬들은 이러한 터너 구단주의 행동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결국 ‘보위 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터너 구단주의 행동을 제재함으로써 그의 감독 경력은 단 한 경기기에 그치게 됐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간에 로버트 터너는 (비록 한 경기이기는 했지만) 메이저리그 사상 유일무이하게 감독을 지낸 구단주로 이름이 남아 있다.

다만, 앞선 사례들은 메이저리그 규약이 100% 명문화되기 이전에 발생했던 일종의 시행 착오였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현 시점에 적용시킬 수 없다. 다시 말하자면, 단장에서 감독으로 보직 이동시키고자 할 때에는 1980년대 이전의 사례를 들추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관점에서 따져 보면, 프런트의 수장이 현장의 수장으로 보직 이동한 마이애미의 사례는 현 시점과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올 시즌 성적은 기대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5월 30일 현재 마이애미는 1위 워성턴과 압도적인 차이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촤하위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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