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케이티는 '없는 살림'이다. FA와 특별지명으로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수혈했지만, 절반 이상은 1군 무대가 낯설다. 물론 유망주들은 있다. 하지만 유망주들이 제 궤도를 찾으려면 수십 경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조범현 감독의 생각이다. 한 두 경기로 판단하지 않고, 길게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2일 선발 박세웅을 3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승리를 안겨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1군 경험이 없는 박세웅을 배려한 조치였다.
조범현 감독은 "퓨처스 리그에서는 1주일에 한 번 던졌다. 그런데 나흘만 쉬고 던지는 것은 다소 무리가 올 수 있다"면서 "아무래도 풀타임을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필 어윈 역시 마찬가지다. 어윈은 지난 13일 훈련 도중 동료 방망이에 맞아 오른 손목 타박상을 입었다. 결국 14일 선발이 정대현으로 교체됐다. 병원에서 "2주 쉬는 게 좋다"는 진단을 받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사실 팀 사정상 로테이션을 한 차례만 거른 뒤 다시 선발 등판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타박상이 심하지는 않다. 하지만 한 번 엔트리에서 빼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도 중요하지만, 선수층이 얇은 케이티를 시즌 끝까지 끌고 가는 것도 중요했다.

그런 케이티가, 가뜩이나 없는 살림이 더 빈곤해졌다. 어윈은 2주 휴식 진단을 받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일단 정대현을 긴급 투입했지만, 당장 1~2경기에 등판할 선발 한 명을 더 찾아야 한다. 물론 정대현으로 갈 수도 있는 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14일 두산전을 치르면서 3명이 쓰러졌다는 사실이다.
두산전 6실점하기 전까지 7경기 무실점 호투했던 불펜 자원 심재민은 김현수의 타구에 왼 정강이를 맞았다. 타박상으로 4~5일 휴식 후 복귀가 가능하지만,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약한 케이티 불펜을 생각하면 그 마저도 아쉽다.
여기에 베테랑 신명철 역시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 도중 빠졌다. 아직 정확한 상태는 파악이 안 된 상황. 다만 장성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진 데 이어 신명철마저 쓰러진다면 젊은 케이티의 중심축이 없어진다.
가장 뼈아픈 부상은 역시 김사연이다. 올해 1군에 정식 데뷔한 김사연은 케이티 주전 우익수다. 13경기에서 타율 2할3푼8리에 불과하지만,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줬다. 하지만 변진수의 투구에 왼 손등 날을 맞았다. 골절로 8~1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신고선수 출신 김사연은 2010년 한화 시절 1군 진입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당시에도 손바닥 수술로 1군 무대를 밟지 못했고, 결국 방출됐다. 김사연에게도, 케이티에게도 뼈아픈 부상이다.
조범현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첫 1군 참가 시즌부터 144경기를 치르는 케이티. 길게 내다보려는 조범현 감독이 부상 선수 속출로 당장이 급해진 현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까.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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