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이후에는 신인들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못했다. 간혹 심재학, 조인성, 이병규 등이 등장하면서 나름대로 신선함을 유지했지만, 1997년 이병규 이후 LG는 단 한 번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베테랑들이 주역이 되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실력으로 말하는 프로에서 베테랑들의 활약도 물론 반가운 일이지만, 향후 프로야구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의 성장 또한 필요한 셈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LG 역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절실한 팀 중 하나다.
임지섭, 양석환, 박지규, 유강남, ‘우리가 LG의 미래’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이 조금씩 바뀌는 듯하다. 물론 중심 타자나 주요 보직은 베테랑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필요한 곳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쳐 주는 젊은 선수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네 명의 신인급 선수들이 투입되면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투수 임지섭과 포수 유강남, 내야수 양석환과 박지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고교 졸업 직후 선발로 데뷔전을 치른 임지섭은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리는 등 ‘포스트 류현진’이 되기 위한 준비를 마친 바 있다. 물론 그 한 번의 승리 이후 주로 퓨쳐스리그에 머물며 ‘완성형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 것은 꽤 유명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빠른 볼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구력을 갖추기 위해 류택현 코치가 맨투맨으로 그를 지도하는 등 향후 10년 이상 팀의 에이스가 될 선수에게 절대 시간을 투자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최근 두 경기 호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7이닝 노히트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1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퀄리티 스타트(6이닝 2실점 기록)를 선보였다. 류제국, 우규민이 빠진 LG 토종 선발 마운드에서 양상문 감독의 ‘플랜 B’ 멤버이기도 했던 그가 이제는 두 베테랑이 돌아와도 선발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만큼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지난 11일 경기에서 임지섭과 함께 배터리를 이룬 유강남 역시 투-타에서 꽤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팀이 기록한 5점 중 두 점이 유강남의 방망이에 의해 결정됐다(2타점 기록. 나머지 3타점은 이병규의 3점 홈런). 서울고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좋은 포수 유망주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실력이 이제야 1군에서 빛을 발하는 셈이었다. 두 배터리가 ‘동반 성장’하는 것이 LG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동국대 졸업 이후 임지섭과 함께 2014 신인지명 회의에서 LG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양석환은 사실 어느 정도 운이 따라 준 결과였다. 주전 3루수로 예상됐던 외국인 타자 한나한이 부상으로 퓨쳐스리그에서 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 틈을 타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한 양석환은 예상대로 깔끔한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LG 내야의 핵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방망이 실력 또한 짭짤하여 향후 정성훈급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신일고 시절, 그를 지도했던 최재호 전 감독도 그의 동국대 재학 시절에 “졸업 선수들 중 프로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큰 이를 뽑으라면, 난 주저 없이 (양)석환이를 뽑겠다.”라며 그의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성균관대 졸업 이후 올 시즌 루키로 LG 1군에 합류한 박지규는 사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공-수-주에서 모두 빼어난 실력을 선보이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진가는 수비에서 잘 드러난다. 상원고 시절에는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대학 때에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을 만큼 빼어남을 자랑했다. 지난 11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를 여유 있게 처리하여 병살타로 만드는 등 프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수비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그를 지도했던 상원고 박영진 감독도 “졸업생 중 (박)지규가 가장 용이 되어 돌아왔다.”라며 제자의 성장 속도에 만족감을 표시한 바 있다.
물론 이들의 활약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베테랑이나 외국인 선수에 밀려 팀 공헌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144경기 장기 레이스로 진행되는 정규시즌에서 젊은 선수들이 뒤를 받치는 것도 분명 필요하다. 과연 이들이 2015시즌 LG의 호성적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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