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월)

야구

야구 명문고 폭행 사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

선후배 숙소 혼합 배정, 관리 소홀 등 '학교 측 과오' 넘길 수 없어

2015-03-29 16:24

▲아시아청소년대회패권재탈환등한국고교야구는양적/질적으로엄청난팽창을이루어냈다.그러나폭력없는야구부라는모토가전국에완전히정착할때까지는꽤많은시간이필요한듯하다.사진│김현희기자
▲아시아청소년대회패권재탈환등한국고교야구는양적/질적으로엄청난팽창을이루어냈다.그러나폭력없는야구부라는모토가전국에완전히정착할때까지는꽤많은시간이필요한듯하다.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25일, ‘KBS 뉴스 9’에서는 야구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뉴스를 발표한 바 있다. 서울의 명문 고교 야구부 선임이 해외 동계 전지훈련 과정에서 이제 갓 입학한 신입생 ‘김 군’을 상대로 폭력 및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는 피해자 학생 ‘김 군’이 전지훈련 이후 몸무게가 6kg이나 빠져 있는 등 수척하게 변한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부모에 의해 가혹행위가 확인됐다. 이에 해당 사실을 학교에 알린 김 군은 진술서를 통하여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을 기다렸지만, 학교 측에서는 학교 폭력 대책 위원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 바 있다. 이대로 갈 경우 학교 폭력 사건이 그대로 묻힐 뻔했다. 그나마 해당 사항을 잘 알고 있는 한 교사의 도움으로 본 사건이 표면 위로 떠오른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본지에서도 학교 측의 의견을 들어 보기 위해 몇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부서 쪽과는 전혀 전화 통화가 되지 않았으며, 타부서를 통하여 본 사건의 처리 경과 시점을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보려던 시도 역시 불발에 그쳤다. 다만, 교육청에서는 보도 직후 조사관 파견을 통하여 진상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으며, 관할 경찰서 역시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피해 학생 어머니의 글로 본 ‘학교 측의 치명적인 실수’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이번에는 ‘피해자 김 군의 어머니’가 다음 아고라 등을 통하여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를 개제한 것으로 지난 26일 확인됐다. 이미 KBS 보도 등으로 사실 관계를 인지하고 있던 야구팬들은 김 군 어머니의 심경이 담긴 글을 접하자 놀라움을 넘어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해당 학교의 실체를 밝힘과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마니아리포트’에서도 피해자 김 군의 어머니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접해봤다. 물론, 해당 글이 100% 사실이냐 아니냐를 따져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작성된 내용 대부분 KBS 보도와 일치했다는 점, 폭력 사건을 비롯하여 성추행 등은 피해자 입장을 반영한다는 판례를 감안하여 해당 글에 거짓이 없다는 점을 전제 조건으로 삼고자 한다. 따라서 폭력 사건과 관련한 해당 학교의 치명적인 실수 몇 가지를 되짚어 보면서, 동일한 일이 타교에서 절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 본다.

먼저, 살펴봐야 하는 부분은 ‘같은 방을 쓰는 3학년 선배’라는 부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내용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는 상당히 중요하다. 한 달 넘는 해외 전지훈련 과정에서 숙소 배정을 잘못 했다는 점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론 관례에 따라서 선/후배가 한 숙소에 머물게 하는 것이 큰 잘못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성인이 되지 않은 학생 선수들에게는 ‘학년별로 숙소를 배정’하는 것이 더 옳은 일이었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되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현장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한 지도자들의 태도다. 해당 글에 따르면, 가해학생을 1주일 먼저 귀국시키고 피해 학생 김 군은 1주일이 지난 이후에야 귀국을 했다고 설명되어 있다. 오히려 피해 학생에 대해 먼저 귀국 조치를 시키는 방법으로 가해 당사자와 격리 조치를 시행해야 했다. 지도자들 입장에서는 폭행을 당한 장소에서 1주일이라는 시간을 더 보내야 했던 ‘예비 고교 1학년생’의 트라우마가 더 커지게 방치한 셈이었다.

마지막으로 학교 측에서 피해 학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다. 피해자 김 군과 그의 부모는 학교 측에 ‘가해 학생에 대한 퇴학과, 야구자격박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학교 측에서는 피해 학생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접수받은 이후에도 수일 동안 ‘학교 폭력 대책 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에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던 ‘한 교사의 용기 있는 제보’가 아니었다면, 본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채 또 다시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잊혔을지 모를 일이었다.

일단, KBS와 각 언론사에서의 보도를 시점으로 각계에서는 뒤늦게나마 진상 조사를 시행하거나 조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일벌백계’ 차원에서 본 건에 대한 처리가 속히 이루어짐과 동시에 피해 학생에 대한 상처가 빨리 치유되기를 기원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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