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KT는 ‘내일’을 바라보는 데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고교 시절, ‘제2의 알렉스 로드리게즈’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내야수 정현을 비롯하여 NC 다이노스의 미래가 될 수 있었던 우완 이성민, 좌완 파이어볼러로 가치가 있었던 정대현 등을 고루 지명했기 때문이었다. 기존 9개 구단 ‘형님’들의 협조를 받아 즉시 전력감 선수와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유망주들을 두루 선택했다는 사실은 꽤 의미 있는 일이다.
배병옥 떠난 LG 외야 유망주? ‘안익훈과 최민창’이 있다.
그러나 KT가 영입한 ‘20인 보호선수 외 유망주’중 앞서 언급한 선수들보다 더 어린 선수도 있었다. LG에서 이적한 배병옥(20)이 그 주인공이다. 2014 신인 2차 지명 회의에서 LG에 1라운드 지명을 받았을 만큼, 공-수-주에서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을 펼쳤던 바로 그 배병옥이었다. 비록 1군 무대 기록은 없지만, 2군에서는 “배병옥만큼 자기 역할을 하는 선수는 없다.”라는 평가가 내려질 만큼 기록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망주이기도 했다. 이에 배병옥의 KT행이 결정된 순간, 모든 LG 관계자들은 “보호할 수 있는 선수가 한정이 되어 있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전제하면서도 “배병옥 정도의 선수를 다시 찾기란 쉽지 않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신인 지명 회의에서 좋은 투수 재원들이 많이 남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LG가 ‘야수 유망주 끌어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 있던 것도 30대 후반으로 접어 드는 외야 라인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올 시즌 신인으로 LG에 입단한 선수들 중에서도 유독 외야 유망주들이 많다. 특히, 대전고 외야수 안익훈과 신일고 외야수 최민창은 나란히 2014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서 국가대표팀으로 선발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LG 입장에서는 두 유망주가 배병옥 정도의 활약을 펼쳐 주어야 한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 13일, LG가 바로 이 ‘안익훈 카드’를 꺼내 들었다. 14일 KIA와의 원정 시범경기 엔트리에 안익훈을 넣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안익훈이 타이완 2군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결과이기도 했다.
2015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LG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안익훈은 ‘5툴 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받던 배병옥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주루 센스나 타격면에서는 오히려 배병옥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유망주였다. 그리고 그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는 점은 이번 2군 스프링캠프를 통하여 그대로 증명됐다. 흔히 ‘리틀 정수빈’으로도 평가받지만, 유신고 고교 졸업 직후의 정수빈보다 타격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도 있다. 이 평가가 사실이라면, 배병옥을 대신하여 안익훈이 충분히 ‘외야의 젊은 피’로 수혈될 가능성이 크다.
안익훈에 가려져 있지만, 그의 뒤를 이어 LG에 2라운드 지명을 받은 최민창도 잠재력이 큰 선수로 손꼽힌다. 신일고 1학년 시절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특히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타점을 쓸어 담기도 했다. 아시아 청소년 대표팀으로 뽑힌 지난해에는 주로 1번 타자로 나서며 자기 역할에 충실했고,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는 팀을 살리는 호수비로 조국에 금메달을 안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물론 이들은 아직 1군 무대 경험이 없다. 때에 따라서는 2군 무대를 전전하는 기간이 길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20세도 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기존 ‘형님’들의 뒤를 잇는 유망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큰 위안을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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