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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인플레의 정점’, 2001년 오프시즌의 추억

알렉스 로드리게즈 필두로 매니 라미레즈 등 2001년에 '대형계약 잭팟'

2015-03-05 22:37

▲2001년연봉인플레의주인공로드리게즈.그와함께데릭지터,마이크햄튼등이1억달러이상의초대형계약을맺었다.사진│MLB.COM
▲2001년연봉인플레의주인공로드리게즈.그와함께데릭지터,마이크햄튼등이1억달러이상의초대형계약을맺었다.사진│MLB.COM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프로야구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마무리되고, 오는 7일부터 시범 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에 발맞추어 시범 경기가 열리고 있다. 추신수(텍사스)를 비롯하여 강정호(피츠버그), 최지만(시애틀)이 각각 시범 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가운데, 희소식을 전해 온 선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먼저, 추신수와 강정호는 산뜻한 출발을 선보였다. 추신수가 첫 경기에서 적시타를 기록하며 건강하게 복귀했음을 알렸고, 강정호는 아예 데뷔전에서 첫 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톡톡히 알렸다. 반면 최지만은 종아리 골절로 상당 기간 재활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으며 ‘불운’에 울어야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류현진(LA 다저스) 역시 첫 실전 피칭을 눈앞에 두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가 제공될 전망이다.

이렇게 한국인 빅리거들이 각자의 몫을 다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를 통째로 쉰 알렉스 로드리게즈 역시 일찌감치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여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그리고 그 역시 첫 시범 경기에서 2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오랜만에 복귀 신고를 했다. 그를 바라보는 전미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지만, 이러한 평가를 딛고 올 시즌 어떠한 성적을 낼지 지켜보는 것도 2015 메이저리그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연봉 인플레의 정점’, 2001년 오프시즌의 추억

알렉스 로드리게즈를 향한 여론이 싸늘한 것은 약물과 관련된 그의 도덕성 문제와 함께 ‘연봉’이 늘 따라다닌다. 많은 홈런 숫자와 높은 타율로 거머쥔 거액의 연봉이 약물의 영향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에 큰 환영을 받지 못한 셈이다. 그리고 그 불행은 2001년 오프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오프시즌 자유계약 시장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언제든지 호성적이 보장되는 선수들이 대거 자유계약 대상자로 풀려 누구든지 비싼 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으면 데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 때,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먼저 ‘일’을 저질렀다. 향후 명예의 전당이 유력할 것으로 보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즈에게 10년간 2억 5,200만 달러를 안겼기 때문이었다. 계약 기간이나 총액 면에서 단연 랭킹 1위의 기록이었다. 이 한 방의 계약으로 텍사스는 전미 언론의 주목을 받는 구단으로 떠오른 바 있다.

텍사스의 과감한 베팅에 자극을 받았는지, 나머지 ‘부자 구단’들도 거액을 투자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로드리게즈와 함께 최고의 유격수 자원으로 평가를 받았던 데릭 지터 역시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10년 계약(총액 1억 8,900만 달러)을 맺었고, 이에 뒤질세라 보스턴 레드삭스도 자유계약 시장에서 풀린 매니 라이레즈와 8년간 총액 1억 6,000만 달러 조건으로 계약을 맺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듬해부터 메이저리그 자유계약 시장에 ‘한파’가 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시 보여줬던 연봉 인플레 규모는 지금 수준에 못지않았다.

그러나 사실 거액의 자본이 오간 것은 아메리칸리그만이 아니었다. 내셔널리그 역시 적지 않은 규모의 돈이 오갔는데, 그 투자자는 놀랍게도 서부지구의 약체로 평가받던 콜로라도 로키스였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 ‘쿠어스 필드’를 홈으로 썼던 그들은 높은 팀 평균자책점을 만회해 줄 에이스를 찾는 데 애를 썼고, 그 대안으로 ‘마이크 햄튼’ 카드를 꺼내들었다. 구장 특성상 뜬 공은 대부분 홈런이 됨을 감안했을 때 ‘땅볼 투수’, 이른바 ‘싱커 볼러’라면 충분히 쿠어스 필드에서도 통할 수 있었다. 이에 콜로라도는 햄튼에게 8년간 총액 1억 2100만 달러를 투자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바로 이 계약 규모가 이듬해 FA가 되는 박찬호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준 셈이었다. 다만, 팀을 옮긴 이후 햄튼은 ‘에이스급’ 성적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인 채 애틀란타와 애리조나를 전전했고, 말년에는 부상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콜로라도의 투자가 햄튼에서 끝난 것은 아니었다. 2000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괜찮은 활약을 펼친 ‘데니 네이글’에게도 5년간 5,100만 달러를 안겼기 때문이었다. 두 명의 에이스급 좌완 투수의 보완은 콜로라도를 서부지구의 복병으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다만, 네이글 역시 햄튼과 마찬가지로 콜로라도 시절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2003년에는 단 2승만을 거둔 채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해야 했다. 그러한 가운데, 네이글은 팔꿈치 수술로 2004시즌을 통째로 날린 데 이어 매춘 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내야 했다. 이를 바탕으로 콜로라도는 5년 계약 무효 소송으로 그를 방출하기에 이르렀다. 2005시즌을 앞두고 템파베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복귀를 꿈꾸었지만, 이번에도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은퇴를 피할 수 없었다.

이렇듯 2001년에는 총액 규모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이 대거 쏟아졌던 해였다. 10여 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대형 계약이 속출하고 있어 ‘격세지감’까지 느낄 정도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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