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점에 있어서 각 구단에서 ‘키 맨’으로 손꼽은 선수들의 활약 또한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선수들 중에는 군 복무 이후 기량이 급성장하여 팀에 복귀한 선수들도 있고, 보직 변경을 통하여 또 다른 성공을 꿈꾸는 선수도 있다. 그 중 넥센의 ‘키 맨’으로 뽑을 수 있는 두 선수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전제 조건에 모두 해당되는 선수들이라 관심을 끈다. 셋업맨에서 선발로 보직 전환을 하는 한현희와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투입되는 김정훈이 그 주인공이다. 두 명의 젊은 선수들이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여부에 따라서 넥센의 전체적인 그림도 함께 그려지는 셈이다.
학창시절로 돌아본 한현희/김정훈에 대한 평가
재미있는 것은 두 선수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점이다. 고교 시절, 특급 유망주로 불리며 각자 넥센에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는 점이 그 하나고,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한때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가진 우량주였다는 점이 또 다른 하나다. 또한, 둘 모두 2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일찌감치 프로 스카우트팀의 관심을 받았다는 점까지 닮았다. 정통파인 김정훈과 달리 사이드암인 한현희는 서로 던지는 패턴이 다르지만, 빠른 볼을 앞세운 파워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는 점은 둘의 또 다른 닮은 점이다.
1군 무대 경험은 한현희가 더 많으나, 사실 프로 데뷔는 김정훈이 먼저 했다. 전면 드래프트로 열린 2010년 신인지명 회의에서 넥센이 전체 두 번째 순위로 김정훈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공주고 안승민(한화), 충암고 문성현(넥센), 대전고 김근호(롯데) 등 우완 속구 투수 유망주들 가운데 가장 먼저 지명을 받았던 만큼, 제대로 성장해 줄 경우 선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재원임엔 틀림없었다. 또한, 4번 타자 겸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긴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은 동문 선배이기도 한 정영일(SK)과 닮은 점이 있었다. 따라서 김정훈이 3학년 진학과 함께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미국에서도 그를 비싼 가격에 데려갈 수도 있었다. 그만큼 ‘선발 투수 김정훈’에 대한 평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꽤 좋았던 편이었다.
경남고 시절, 사이드암 에이스로 일찌감치 명성을 쌓았던 한현희는 주말리그 시행과 함께 늘 화재의 중심에 섰던 유망주였다. 노히트노런 기록을 세우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주말리그에서는 거의 매 경기 등판하면서 완투/완봉을 반복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사이드암 투수로는 보기 드문 145km의 빠른 공을 던진다는 점은 당시 프로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꽤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연투를 해도 어깨에 전혀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아 ‘고무팔’로 불렸다는 점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물론 프로 입문 이후에는 주로 셋업맨으로 나서며 ‘리그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그다. 하지만, 적어도 고교 시절 모습만 놓고 본다면 ‘선발투수 한현희’는 전혀 어색한 보직은 아니다. 다만, 최근 3년간 단 한 번도 100이닝을 돌파하지 못했던 만큼, 풀타임 선발 첫 해에는 ‘체력적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렇듯 두 기대주는 올 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팀을 이끌게 됐다. 물론 선발 한현희-셋업맨 김정훈 카드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학창 시절에 보여 왔던 각자의 잠재 능력만 놓고 본다면, 이제는 또 다른 방향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두 기대주를 향한 넥센의 실험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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