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2015 시즌 ‘투고타저’를 보장할까?

스트라이크존 확대 유무가 아닌, 꾸준한 존(zone)에 대한 적용이 중요!

2015-01-05 01:36

▲2015년에는심판들의'꾸준한스트라이크존적용'이이루어져야선수/코치/팬들의불만을잠재울수있다.사진│KIA타이거즈
▲2015년에는심판들의'꾸준한스트라이크존적용'이이루어져야선수/코치/팬들의불만을잠재울수있다.사진│KIA타이거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일정 성분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반드시 한 번 이상 언급되는 원칙인데, ‘두 가지 원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에서 한 화합물 속에 포함된 구성 원소의 질량 비율은 항상 일정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즉, H2O인 물의 분자식에서 수소 분자 2개(질량비 11.2%)와 산소 분자 1개(질량비 88.8%)의 결합 비율은 어느 상태이건 간에 늘 일정하다는 이야기다.

그 외에도 ‘배수 비례의 법칙’도 꽤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 개념은 ‘두 가지의 원소가 결합(화합)하여 두 가지 이상의 화합물을 만들 때, 한 원소의 일정량과 결합하는 다른 원소의 질량 비율은 항상 간단한 정수비가 성립한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탄소와 산소로 구성된 화합물로 일산화탄소(CO)와 이산화탄소(CO2)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탄소 12g에 대하여 일산화탄소는 산소 16g이 반응하고, 이산화탄소는 산소 32g이 반응하므로 두 화합물에서 탄소 일정량에 대한 산소의 질량비는 1:2가 된다. 이 두 가지 원칙은 화학에 대한 학습을 시행할 때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투고타저’를 보장할까?

그런데 앞서 소개한 두 가지 법칙은 굳이 화학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념에 대한 해석은 조금 다르게 작성해야겠지만, 스포츠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판정’에 대한 부분에서 두 가지 법칙은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누가 판정을 하건 간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늘 일정해야 하며, 그 일정한 비율을 시즌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프로야구나 프로배구에서 도입한 ‘합의판정/비디오 판정’도 그러한 노력을 지속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에서 이번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대해 언급하여 눈길을 끈다. 이는 경기 시각 단축의 일환으로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판정을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KBO는 ‘가운데 높은 코스를 부분 확대’하여 스트라이크로 인정하겠다는 뜻을 표한 바 있다. 지난해가 극단적인 ‘타고투저’ 시즌임을 감안해 보았을 때, 투수들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해 준다는 소식은 일단 반갑게 들릴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부 투수들이나 코칭스태프가 주장한 내용 중 하나가 ‘국내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좁다.’라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KBO 심판 위원들이 변경된 스트라이크존을 100% 적용시킨다면, 지난해와 같은 ‘역대 최고 수준의 타고투저’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것이 이번 시즌 ‘투고타저’를 보장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남는다.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 다른 견해를 내놓은 목소리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교/대학야구를 넘나들며 신인지명 회의 단 하루를 위해서 전국을 누비는 10개 구단 스카우트팀의 목소리는 대부분 한결같았다. 그들은 “다른 때보다 (2014년의) 스트라이크존이 좁았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심판 위원들이 해당 경기에서 꾸준하게 동일한 스트라이크존을 적용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반성해 봐야 한다.”라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모 스카우트는 “극강의 타고투저였던 1990년대 후반에도 스트라이크존은 지금만큼이나 좁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한 번 ‘볼’ 판정이 나면, 그 위치는 경기 끝날 때까지 적용됐다. 말 그대로 스트라이크존이 일정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투수나 타자들도 나름대로 대처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2014년)에는 경기 초반, ‘볼’ 판정을 받았던 위치가 경기 중/후반에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시즌 초반에 보따리를 싸야 했던 외국인 타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라며,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결국,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해서 적용하느냐 아니냐의 여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좁고 넓음을 떠나서 경기마다, 시즌마다, 심판 위원마다 꾸준한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시키고 이를 시즌 끝까지 적용시키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말 그대로 ‘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의 일정 성분비의 법칙과 배수 비례의 법칙’을 적용시켜야 투수나 타자, 어느 누구라도 불만을 갖지 않게 된다. 다만, 심판 위원들마다 조금씩 다른 존(ZONE)의 경우, 선수들이 경기마다 적응해야 하며, 이는 프로들이 지녀야 할 일종의 과제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올 시즌부터 적용된다는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반드시 투고타저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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