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김용수 전 LG 코치, 프로 복귀 무산의 근본 이유는?

포상/징계에 따른 KBO-KBA 활동 영역 허용/제한 기준 마련 시급

2014-12-18 02:04

▲1994년한국시리즈우승당시의김용수전중앙대감독.최근롯데는김전감독의영입발표하루만에그결정을번복해야했다.사진│LG트윈스
▲1994년한국시리즈우승당시의김용수전중앙대감독.최근롯데는김전감독의영입발표하루만에그결정을번복해야했다.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부끄러웠던 과거를 청산하고, 재출발을 준비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가장 바쁜 행보를 보였던’ 구단 중 하나였다. 외국인 선수 셋을 확보하면서 기본 전력의 토대를 마련함은 물론, 한화로부터 ‘레전드’ 장종훈 코치를 영입하는 등 이종운 감독 친정 체제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지속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1군 코칭스태프에 대한 구성을 완료했고, 지난 16일에는 또 다른 ‘레전드’를 지도자로 영입하고자 했다. 바로 김용수(54) 전 중앙대 감독이었다. 친정팀인 LG에서 스카우트로도 활동하는 등 나름대로 유망주 발굴과 육성에 괜찮은 모습을 보였던 김 전 감독을 퓨쳐스리그에 배치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보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이때 까지만 해도 롯데의 선택은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은 아니었다. 김용수 전 감독이 중앙대 사령탑 시절, 대한야구협회(이하 KBA) 심판에게 식사비조로 1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징계를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이에 김 전 감독은 모교 사령탑에 오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징계 시점은 2년 전인 2012년 11월이었고, 징계 기간이 3년이었음을 감안해 본다면, 김 전 감독은 여전히 협회의 징계를 받고 있었다.

김용수 전 감독의 프로 복귀 해프닝, ‘정보 부족’이 낳은 결과!

이에 롯데는 김 전 감독의 영입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바로 ‘영입 철회’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CCTV 시찰 사건 등 이미 몇 차례 여론의 역풍을 맞았던 롯데 입장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이는 매우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KBO(프로)와 KBA(아마)간의 업무 협조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양 측은 ‘일방의 징계를 받은 대상자가 다른 일방에서 관할하는 파트에서 근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 자체를 세워놓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암묵적인 합의를 통하여 ‘신사협정’ 비슷한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할 뿐이었다.

사실 ‘선수들의 징계’에 대해서는 양 자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어 왔다. 특히, 1993년에는 신일고 출신 강혁이 OB 베어스(두산 베어스 전신)와 한양대에서 동시에 선수 등록이 되면서 물의를 빚은 바 있었다. 이른바 ‘이중 등록 파문’이었는데, 이로 인하여 강혁은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된 이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에야 징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경험 때문인지, KBO와 KBA는 신사 협정을 맺어 재발 방지에 힘쓰기로 약속한 바 있다. 고교 3학년 진학 전, 미국 진출을 추진했던 전 상원고 투수 김성민(일본 경제대) 역시 KBA로부터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경험이 있었는데, KBO 역시 이러한 협회의 결정을 존중하여 동일한 효력이 프로에서도 발휘할 수 있도록 협조에 응한 바 있다. 다만, 앞선 두 번의 사례가 모두 ‘상황에 따른 합의’만 이루어졌을 뿐, 실제로 KBO 총재와 대한야구협회장이 공동으로 서명한 ‘명문화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선수나 코치, KBA 임원 등에 대한 포상/징계 소식을 야구팬들이나 프로 관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도록 해 놓은 점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KBA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바로 해당 사실을 열람할 수 있도록 ‘공지사항’ 게시판을 점검했어야 한다. 현재 KBA 홈페이지 정 중앙에 있는 ‘헤드라인 뉴스’ 게시판에는 주요 선수들에 대한 거취(무기한 자격정지 등)나 경기 개최/결과에 대한 이야기만 있을 뿐, 어디에도 김용수 전 감독에 대한 징계 사실을 명시화하지는 않았다. 최소한의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롯데를 포함한 10개 구단 모두 언제든지 ‘알게 모르게 KBA 징계를 받은 인사’를 코치로 임명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KBA는 KBO 홈페이지를 벤치마킹하여 되도록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이번 기회를 빌려 ‘양해각서(MOU)’의 형태로 포상/징계에 따른 각 분야별 활동 제약 여부에 대해서 양자는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발전과 개선’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eugenephil@daum.net]

▶ 앱으로 만나는 마니아리포트 '골프N' [안드로이드] [아이폰]
부킹 정보를 한 눈에 ☞ 마니아리포트 부킹 게시판 바로가기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