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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2009년 고교야구 최고 스타, 박화랑을 아십니까?

2009 상원고 에이스, 삼성 신고 입단 후 현역 복무 그리고 재도전

2014-12-08 15:06

▲야구대제전참가를위해모교에서몸을풀고있는박화랑.사진│김현희기자
▲야구대제전참가를위해모교에서몸을풀고있는박화랑.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2009년 고교야구의 최강자는 단연 대구 상원고등학교였다. 대통령배 대회 준우승을 시작으로 대붕기와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창 주가를 올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시 주축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대학 진학 이후 프로 입단에도 성공하며, ‘더 나은 미래’를 약속했다. 당시 안방을 지켰던 포수 김민수(삼성)를 비롯하여 2009 대붕기 MVP 김정수(한화), ‘미남 스타’ 황석호, 동의대 진학 이후 특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드래프트 상위 라운더가 된 김성윤(이상 KT)등이 당시 상원고 멤버였다. 그리고 이들 타선이 한 번 터지면, 두 자릿수 점수는 ‘기본’일 정도로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 당시 상원고 멤버의 핵심은 타선이 아니었다. 간혹 외야수 김정수가 투수로도 나서며 시속 14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선보이긴 했으나, 상원고 에이스로 불리지는 못했다. 정작 상원고 박영진 감독이 믿고 있던 카드는 사이드암 박화랑이었다. “박화랑 이후 당분간 고교야구에서 타자들을 향하여 여유가 있게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는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언할 정도였다.

방출, 현역복무, 그리고 재기를 노리는 박화랑 이야기

그러나 2010 신인지명 회의에서 박화랑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고무팔이라는 점은 높이 살 만했지만, 빠른 볼 구속이 130km 중반대에 머물렀다는 점 때문에 프로에서 원하는 선수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박 감독 역시 이를 인정하여 박화랑이 대학에 진학한 이후 힘을 키워 드래프트에 재도전하기를 바랐다. 그의 행선지도 동의대학교로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故 조성옥 감독이 유명을 달리하기 전부터 그를 점찍었기 때문이었다. 남은 것은 대학에서 경험을 쌓은 이후 다시 드래프트 시장에 나오는 일뿐이었다.

바로 이때, 박영진 감독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박화랑이 동의대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이 소식에 깜짝 놀란 박 감독은 즉시 박화랑을 불렀고, 박화랑 역시 이를 시인하며 ‘신고 선수로라도 프로에 도전하고 싶다.’라고 읍소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동의대도 특기생 시험을 치르러 오지 않은 박화랑에게 최종 불합격 통보를 했고, 박화랑은 어렵게 고향팀 삼성의 부름을 받고 신고 선수로 프로에 입문할 수 있었다. 이는 박화랑 본인에게 무모한 도전 그 자체였다.

호기롭게 프로에 도전했지만, 역시 그 벽은 높았다. 3년간 퓨쳐스리그에서 중간 계투 요원으로 몇 경기 뛰었을 뿐, 1군 무대 호출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2012년을 끝으로 삼성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방출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박화랑의 거취에 대해서는 박영진 감독이 “현역 복무 판정을 받아 송추에서 군 복무에 임하고 있다.”라는 소식만 전달해 주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2014년 10월, 박화랑의 전역 소식이 들려왔다. 개인 훈련으로 프로 입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즈음, 그의 모습을 아주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2014년 야구 대제전’에 참가하기 위해 상원고 졸업생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박화랑도 참가를 위해 오랜만에 모교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구위에 대해 박영진 감독은 “손가락만 조금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고교 시절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라며, 언제라도 그를 마운드에 올려 보이겠다는 뜻을 표했다.

오랜 기간 방황을 끝내고 군 복무를 선택했던 박화랑. 전역한지 2개월이 지나지 않아 자신을 받아줘야 하는 곳을 다시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지만, 사이드암 투수들의 효용 가치가 높음을 감안해 보았을 때 그를 다시 불러주는 팀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 과연 그가 이번 야구 대제전을 발판 삼아 ‘2009 고교야구 최고의 히트상품’다운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그의 재기를 기원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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