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이라는 것 역시 긴 시즌을 소화해야 하는 프로야구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내년에는 팀당 경기 숫자가 144로 늘어나면서 예비 전력의 중요성이 그만큼 강화됐다. 따라서 변수가 발생했을 때 그 상황을 완벽하게 메우는 팀일수록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커지는 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누가 우승에 이를 확률이 높은가?’라는 질문에는 역시 삼성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해도 장기적으로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한 ‘삼성이기 때문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내년 시즌을 ‘3강 4중 3약’이나 ‘1강 6중 3약’으로 예측한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3약의 강력한 후보, ‘KKL 동맹’의 해법은 있는가?
그런데 ‘3약’에 대한 후보가 동일하게 점쳐진 것 또한 가볍게 볼 수 없다. 상/중위권 구도에는 다소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도 3약으로는 동시에 KIA와 KT, 그리고 롯데를 공통으로 지목한다. 이른바 ‘KKT 동맹’이라는, 달갑지 않은 체계가 구성된 셈이다. 세 팀 모두 다른 상황 속에서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낄지 모를 일이다. 일단, 이들의 1차 목표는 10개 구단 체계 속에서 최초의 10위는 당하지 않아야겠다는 데에 있다. 그만큼 KKL 삼자 모두 안팎으로 보이는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그나마 가장 ‘용서가 될 만한’ 구단은 신생팀 KT다. NC도 1군 무대 첫 해에 시즌 초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리고 이는 막내라면 당연히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시즌 첫 해에 4강에 든다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KT에는 3~4년 후를 보장할 수 있는 젊은 재원들이 많다. 또한, 당분간 외국인 선수 4인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NC가 바로 그러한 ‘운영의 묘’를 잘 살려 올 시즌 ‘창단 후 최소년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어낸 바 있다. 첫 해 하위권을 피할 수 없겠지만, KKL 동맹에서 가장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 강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반면 KIA는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에이스 윤석민을 미국으로 떠나보낸 이후 선발에서 제 몫을 해 주는 이가 드물었다. 그나마 양현종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도 선정됐지만, 그 양현종도 해외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좌절되면서 지금은 국내 잔류로 마음을 굳히는 듯하다. 그러나 선수의 꿈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점은 KIA 구단에 전사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야구는 결국 선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KT로 넘긴 보호선수 20인 명단에 이대형의 이름이 빠져 있었고, 2루수 안치홍도 군 입대를 선택한 상황이다. 당장 내년 센터 라인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마운드와 타선, 그리고 수비라인 등에 전체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를 감안하여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LG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김기태 감독이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그 김기태 감독도 사실 사령탑 풀타임 첫 시즌에는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KIA를 처음 맡게 되는 내년에도 시행착오는 불가피해 보인다.
롯데의 경우 국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CCTV 감찰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구단 수뇌부와 일부 프런트 직원들이 모두 사의를 표했고, 이 과정에서 코칭스태프 다수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물러났다. 지금도 그 충격에서 100%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좌완 에이스 장원준, 불펜 에이스 김사율, 내야수 박기혁을 FA로 떠나보냈다. 신임 이종운 감독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구단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에 놓인 셈이다. 외국인 투수를 어떻게 선임할 것인가의 여부와 송승준-조정훈 듀오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타선에서는 ‘영구히 풀릴 것 같지 않은’ 문제, 외야 라인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큰 관건이다.
이렇듯 KKL 동맹은 나름의 사정을 지닌 채 내년을 맞이해야 한다. 이들 입장에서는 ‘야구공이 둥글다.’라는 사실과 ‘스프링캠프’라는 두 가지 변수로 세간의 평가를 뒤집고 싶어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느 팀이 파란을 일으킬지 지켜보는 것도 내년 시즌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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