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공개한 방송에는 기후체계가 바뀌면서 인류의 몰락까지 몰고 가는 암울한 미래가 그려진다. 먼지바람과 농작물의 멸종으로 상징되는 영화 '인터스텔라' 속 미래의 지구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다.
2012년 10월, 허리케인 샌디(최대풍속 시속 50km)가 미국 뉴욕과 뉴저지를 강타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 일대 마을에는 상당수 주택이 3m 위로 올라가 있었다. 일명 '하우스리프팅'으로, 홍수를 대비해 기존 주택 하부에 철심을 박고 기둥을 세워 들어올린 것이다. 집에서의 생활이 이전보다 불편해졌지만 주민들은 편의성 보다 미래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기후변화센터 연구원 벤은 "앞으로 해수면 상승이 세계의 많은 연안도시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고 제작진에게 경고했다.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동쪽에 위치한 카르테렛 군도도 해수면 상승의 대표적인 피해지역이다. 거센 파도가 해안가를 침식해 코코넛 나무를 쓰러뜨리고, 바다는 산성화해 물고기가 사라지고 있다. 먹거리가 줄면서 주민들은 이제 하루 한 끼 먹는 생활에 익숙해졌다.
알라스카 키발리나 마을 역시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의 위협에 놓여 있다. 주민들은 해변에 둑을 쌓아 막아보지만 지반 침식 속도가 빨라져 매년 붕괴되고 있다. 온난화로 주요 식량자원인 카리부(순록)의 이동시기가 늦어지면서 샤냥도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 주민들은 기후변화가 몰고 온 현재 상황에 당황하면서도 뚜렷한 대책이 없는 현실에 낙담했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을 연출했던 김진만 CP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은 동물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현재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진지하지만 다큐의 본령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했다.
박상준 PD는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지 몰랐다. 나 또한 취재하기 전까지는 남얘기로 여겼지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제작진이 만난 사람들이 기후변화 때문에 겪은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면서 우리의 역할을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종우 PD는 "허리케인이 자주 닥치는 동부는 하우스리프팅 업체가 호황이고, 가뭄이 잦은 서부는 우물 파는 업종이 히트아이템이다. 기후변화가 개인의 삶과 사회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며 "정보력이 취약한 사회적 약자가 이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3부작 다큐멘터리 '기후의 반란' 1부 '징후'는 오는 8일(월)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2부 '파산'과 3부 '난민'은 각각 오는 15일(월), 22일(월) 시청자를 만난다. 영화배우 정우성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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