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원 신임 대표이사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 우리 구단은 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운을 뗀 뒤 "기대 이하의 성적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잡음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팬들께 큰 상심을 안겼다"면서 "저를 비롯한 프런트 전 임직원과 선수단은 깊이 사죄하고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롯데는 김시진 감독이 구단 프런트와 갈등을 빚은 끝에 시즌 막판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단이 프런트를 불신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선수단 원정 숙소에서 폐쇄회로(CC) TV를 통해 선수들의 출입을 감시했다는 사실이 불거져 논란이 커졌다. 이에 최하진 대표이사와 배재후 단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창원 대표이사와 이윤원 단장이 새롭게 부임해 환골탈태 의지를 다졌다. 이종운 신임 감독 역시 이날 참석해 내년 부활을 다짐했다.
다음은 이창원 대표이사의 사과문 전문.
반갑습니다. 신임 대표이사 이창원입니다
롯데자이언츠가 전에 없던 내홍을 겪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어 무한한 책임을 느낍니다. 구단 정상화라는 막중한 임무에 부담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일찍이 선수로서 롯데자이언츠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종운 감독님과 이하 훌륭한 코치 및 선수 여러분, 그리고 프런트 직원들의 면면을 보니 잘 극복해 나갈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현재 우리구단은 사상 유래 없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기대이하의 성적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잡음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지금껏 응원해주신 팬들께 큰 상심을 안겨드렸습니다 경기에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격려를 해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구단 전체의 팀웍이 흐트러지고 해서는 안될 짓을 하고 주변 탓만 하는 치졸한 행태를 보여 팬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프런트 전 임직원과 선수단은 팬들에게 깊이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합니다. 그리고 환골탈태의 노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위로해드려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프런트 및 선수단 여러분에게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프런트는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에만 충실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최고전문가는 감독 및 코칭스태프입니다, 프런트는 이 분들의 결정과 선택을 존중하고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저 역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감독을 비롯한 현장스태프들의 결정에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또한 선수들을 신뢰하고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 프로구단에 입단한 선수들 개개인은 충분히 존중 받을 권리를 갖춘 공인들입니다. 동료애와 믿음을 가지고 선수들을 지원해 주십시오.
다음으로 선수 여러분께도 부탁말씀 드리겠습니다
선수 여러분들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공인입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프로선수다운 모범을 보일 때 팬들은 감동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습니다. 저는 그 동안 서울에서 근무하면서 잠실경기장에 갈 때마다 원정응원을 오셔서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시던 팬들의 모습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 팬들은 울고 웃습니다. 전국에서 아니 전세계에서 가장 열성적으로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우리 롯데자이언츠 팬들께 우리가 어떤 보답을 해드려야 할지는 제가 구태여 말을 안 해도 선수 여러분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아름다운 프로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어제 저는 우리 선수들과 함께 제1회 최동원상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실무진에서 취임전이라고 머뭇거렸지만 무조건 가겠다고 하고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야구계 선배님들과 부산지역 정관계 인사들로부터 염려와 함께 따뜻한 격려를 받았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 없이 파이팅을 해주시는 팬도 만났습니다. 행사 말미에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님으로부터 예정에 없던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꽃다발에는 ‘가을야구 진출! 부산시민 일동’ 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구도 부산의 팬들이 공부도 못하고 말썽만 피우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으로 주신거라 생각합니다.
신임 대표이사로서 앞으로의 구단 운영계획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구단의 선수육성에 좀 더 힘을 쏟고자 합니다.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스카우트 방식의 개선 등 투자를 확대하여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춘 구단으로 리빌딩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선수 육성팀을 새로 구성하여 가동해 나가고자 합니다. 선수들의 훈련환경 개선도 꾸준히 함께 시행해 나겠습니다
이와 함께 현장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선수단과 프런트에 불신의 벽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상호 건설적인 교감을 통해 시너지가 날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팬들과의 소통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팬들과의 소통이 부족함으로써 더욱 질책을 받게 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팬들과의 교류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고객중심의 구단이 되도록 체질개선을 해나가겠습니다. 야구장 고객편의시설 개선은 물론 볼거리, 즐길거리 개발에 더욱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우리 롯데자이언츠가 재미있는 구단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수단 여러분 그리고 직원 여러분!
우리 모두 새 기분 새 자세로 열심히 해봅시다 새로운 팀웍으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혼을 쏟아 봅시다.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빠른 시일 내에 우리 펜들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분발을 기대하며 아울러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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