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朴의 전쟁' 병호-석민, 어느 쪽 박이 터질까

2014-11-11 12:43

'안터지면정말박터지게싸워야한다'올해한국시리즈에서나란히극심한부진을보이고있는양팀간판거포넥센박병호(오른쪽)와삼성박석민.(자료사진=넥센,삼성)
'안터지면정말박터지게싸워야한다'올해한국시리즈에서나란히극심한부진을보이고있는양팀간판거포넥센박병호(오른쪽)와삼성박석민.(자료사진=넥센,삼성)
결국은 '박(朴)의 전쟁'이다 양 팀 간판 타자가 터지는 쪽이 이길 확률이 높다. 홈런왕 박병호(28, 넥센))와 천재 타자 박석민(29, 삼성)이다.

이들은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 나란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소속팀도 KS에서 힘겨운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이 3승2패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 그러나 이들의 터졌다면 시리즈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박병호가 터졌다면 넥센이, 박석민이 기회를 살렸다면 삼성이 보다 쉽게 시리즈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았다.

▲박병호, 장타와 영양가를 찾아라
박병호는 5경기 타율이 1할7푼7리(17타수 3안타)에 불과하다. 정규리그 3할3리가 무색하다. 무엇보다 1홈런 1타점이 전부다. 올해 52홈런 124타점으로 3년 연속 타이틀을 따낸 거포의 자존심이 상할 만한 대목이다.

넥센의 다른 중심 타자들은 한번씩 제몫을 해줬다. 1차전에서는 5번 타자 강정호가 결승 2점 홈런을, 4차전에서는 3번 타자 유한준이 홈런 2방 포함, 5타점을 쓸어담아 대승을 견인했다.

그런데 정작 팀의 중심 박병호는 승부처에서 감감무소식이다. 홈런 1개가 있었지만 사실상 승부가 갈린 2차전 1점 홈런이라 영양가는 적었다. 이외 장타는 4차전 2루타뿐이다.

'어떻게하면잘칠수있니?'박병호(왼쪽)가지난5일한국시리즈2차전에앞서비니로티노와대화하는모습.이날박병호는1점홈런을뽑아냈다.(자료사진=넥센)
'어떻게하면잘칠수있니?'박병호(왼쪽)가지난5일한국시리즈2차전에앞서비니로티노와대화하는모습.이날박병호는1점홈런을뽑아냈다.(자료사진=넥센)
무엇보다 상대 투수와 다소 쉽게 승부가 끝난다. 홈런왕의 위압감을 줘야 상대 투수가 흔들릴 텐데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4차전 4타수 2안타로 살아나는 듯했던 타격감이 5차전 4타수 무안타로 다시 죽었다.

KS처럼 투수들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박빙의 승부에서는 한방이 주는 파급력이 엄청나다. 넥센이 1, 4차전을 이긴 데는 홈런의 힘이 컸다.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이가 박병호다. 뼈아픈 역전패를 안은 3, 5차전도 팽팽한 분위기를 단숨에 가져올 한방이 부족했던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박병호가 터진다면 파급력은 크다.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유한준이 더욱 살아날 수 있다. 상대 투수가 박병호 대신 유한준과 승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1차전 홈런 이후 침묵 중인 강정호까지 살아날 수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그래도 박병호를 믿는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박석민, 부상 후유증 넘을까
박석민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5경기 타율이 1할도 채 되지 않는다. 16타수 1안타, 타율 6푼3리다. 볼넷 3개가 그나마 위안이다.

특히 10일 5차전은 역적이 될 뻔했다. 0-1로 뒤진 8회말 무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석민은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제아무리 타격감이 나빠도 외야 뜬공이나 느린 땅볼이면 득점이 나올 상황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쓰여졌다.

결국 삼성은 후속 타자들까지 범타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9회말 최형우의 극적인 끝내기 역전 2타점 결승 2루타가 터지지 않았다면 벼랑에 몰린 쪽은 넥센이 아니라 삼성이 될 뻔했다. 반대로 박석민만 터졌다면 단숨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경기 후 류중일 삼성 감독은 "무사 만루는 첫 타자가 병살타를 쳐도 1점은 난다"면서 "그런데 삼진이나 내야 뜬공이 나오면 다음 타자에게 영향이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석민이 어제 타격 훈련하는데 비거리도 많이 나와 오늘은 안 풀리겠나 생각했는데 못 쳤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훈련은열심히하는데...'박석민이10일5차전에앞서타격훈련준비를하는모습.(자료사진=삼성)
'훈련은열심히하는데...'박석민이10일5차전에앞서타격훈련준비를하는모습.(자료사진=삼성)
정규리그에서 박석민은 타율 3할1푼5리 27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도 4할1푼9리나 됐다. 삼성의 튼실한 5번 타자였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 입은 옆구리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석민은 이번 시리즈 초반 "아직까지 배트 스피드가 나지 않고 있다"고 자체 진단했다. 몸이 아닌 팔로만 스윙을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미 두 팀의 다른 박은 터졌다. 지난해 KS MVP 삼성 박한이는 3차전 9회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냈고, 넥센 박헌도는 4차전 대타 쐐기 홈런에 이어 5차전 안타로 선제 득점을 올렸다. 이제 두 팀의 대표 박이 터질 차례다.

과연 어느 쪽 박이 먼저 터질 것인가.터지는 팀은 대박이고, 안 터지는 팀은 정말 쪽박차기 생길지도 모른다. 6차전은 물론 7차전까지 우승의 향방을 가를 승부처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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