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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에서 끝낼 수 있었던 넥센, 6차전에서 시동 꺼지나?

KS 3차전, 5차전에서 수비 실수 하나로 경기 내 줘

2014-11-11 07:54

▲5차전선발로나온소사.호투를펼쳤음에도승리와는인연이없었다.사진│넥센히어로즈
▲5차전선발로나온소사.호투를펼쳤음에도승리와는인연이없었다.사진│넥센히어로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0일 열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은 말 그대로 ‘삼성의 짜릿한 승리, 넥센의 뼈 아픈 자멸’로 요약할 수 있었다. 9회 말 투 아웃까지 0-1로 뒤지고 있던 삼성이 최형우의 극적인 끝내기 2루타로 역전에 성공한 것은 이 날 경기 최고의 장면이었지만, 사실 이는 넥센이 ‘기본에만 충실한 플레이’를 펼쳤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 있었다. 결국 넥센은 시리즈를 리드할 수 있는 기회를 코 앞에서 놓치면서 6차전을 벼랑 끝에서 맞이할 수밖에 없는 위기를 맞았다. 특히, 11일 경기 선발로 삼성이 윤성환을 예고하면서 넥센은 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윤성환은 대구구장에서 열린 지난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하여 7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2차전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 후 윤성환은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사실 넥센은 9회 말 원 아웃까지 ‘상당히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큰 경기 경험이라는 변수도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떨쳐 낸 만큼, 10년 전 유니콘스의 후예들이 기적을 재현한다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우익수 유한준은 2회 말 2사 이후 선발 소사를 살리는 호수비를 펼친 데 이어 3회 말 1사에서 또 다시 장타로 이어질 수 있는 타구를 절묘하게 잡아내며 외야를 든든히 지켰다. 유격수 강정호 역시 9회 말 선두 타자로 등장한 김상수의 타구를 ‘러닝 스로우’로 처리하며 아웃 카운트 하나를 추가했다. 김상수의 빠른 발을 감안해 보았을 때, 강정호의 과감한 데쉬가 없었다면 넥센은 9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상위 타순을 상대해야 했다.

‘5차전’에서 끝낼 수 있었던 넥센, 6차전에서 시동 꺼지나?

문제는 역시 다음 장면이었다. 이번에는 나바로가 유격수 앞 땅볼을 치면서 그대로 아웃되는 듯 싶었지만, 이 타구를 강정호가 놓쳐 버렸다. 앞선 김상수의 타구보다 덜 까다로웠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강정호가 타구 처리에 너무 여유를 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후속타자 박한이가 삼진으로 물러났음을 감안해 보았을 때, 경기는 바로 이 순간에 끝이 나야 했다.

더구나 5차전에서 삼성이 ‘잘한 부분’은 9회 말 2사 이후의 장면밖에 없었다. 최형우의 끝내기 적시타가 이 날 삼성이 낸 점수의 전부였을 뿐, 앞선 이닝에서는 점수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치며, 경기를 의외로 어렵게 끌고 갔다. 특히, 8회 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후속 타자들이 인필드 플라이와 땅볼 두 개로 나란히 물러난 장면은 삼성에 가장 큰 치명타였다. 만약에 삼성이 5차전을 내어 주었다면, 가장 큰 패인으로 이 장면을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더욱 뼈아픈 것은 넥센이 사실상 시리즈를 5차전에서 마칠 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넥센이 당한 3패 중 두 번은 오히려 승리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패배의 중심에는 공교롭게도 ‘수비’라는 공통 분모가 있었다. 3차전에서도 7회까지 1-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8회 초 2사 이후에 나온 이승엽의 평범한 플라이를 이택근-서건창-강정호가 나란히 놓치며 동점을 허용한 바 있다. 셋중 단 한 명이라도 콜 플레이를 했다면, 8회를 마감한 이후 9회 초 수비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렇다면, 9회 초에 박한이가 역전 투런 홈런을 기록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강정호의 실책이 빌미가 되어 역전이 된 5차전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만약에 이 두 경기를 모두 잡았다면, 넥센은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2014 시리즈를 마감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넥센이 3차전에서도 ‘수비’에 의하여 어이없게 경기를 내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4차전을 여유 있게 승리했다는 점에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넥센은 6차전도 4차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만약에 수비에 대한 트라우마를 벗지 못할 경우, 그 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넥센의 질주는 6차전을 끝으로 시동이 꺼질 수도 있다. 그만큼 ‘새로운 가을의 사나이’로 재탄생한 좌완 오재영의 호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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