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더니 대뜸 취재진에게 "승엽이가 못 칠 때는 되게 못 쳐요"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어 "승엽이가 못 칠 때면 선수도 아닌 것 같다"고 연타를 날리며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승엽은 전날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도 2개나 당하며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올해 타율 3할8리 32홈런(4위) 101타점(5위)을 올린 정규리그를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초 이승엽은 지난 3일 미디어데이에서 류 감독이 KS의 '키 플레이어'로 꼽았던 선수. 지난해 KS를 앞두고도 류 감독은 "이승엽의 6번이 폭탄 타순"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승엽은 지난해 두산과 KS에서 7경기 타율 1할4푼8리(27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부진했다. 삼성이 4차전까지 1승3패로 밀린 원인이었다. 류 감독은 KS 도중 "내가 왜 폭탄이라는 말을 꺼냈을까"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후회하는 마음도 엿보였다.
▲"부진해도 터질 때면 터진다"

1년이 지나 올해 1차전에서는 일단 지난해 KS 부진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류 감독의 믿음은 여전하다. 류 감독은 "승엽이가 못 칠 때는 못 치지만 잘 칠 때는 또 엄청 잘 친다"면서 "베이징올림픽 때도 부진했지만 결정적일 때 큰 것 한방으로 살아나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타율 1할대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일본과 4강전에서 8회 극적인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내더니 쿠바와 결승전 때도 1회 결승 솔로포를 터뜨려 금메달을 이끌었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2002년 KS 때도 부진했지만 6차전 짜릿한 동점 홈런을 때리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당시 이승엽은 LG와 KS 6차전까지 20타수 2안타로 부진했지만 9회말 당시 LG 마무리 이상훈을 상대로 동점 3점포를 터뜨렸다.
삼성은 이승엽의 천금포에 이어 마해영의 결승 2점포가 나와 첫 KS 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 농담이지만 류 감독이 "되게 못 친다"는 말을 한 것도 그만큼 믿음과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2012년 SK와 KS 최우수선수(MVP)이기도 했다.
▲2년 만에 터진 KS 홈런, PS 최다 신기록까지
1년이 지나 이승엽은 류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올해는 이승엽에 대한 '희망 고문'이 그리 길지 않았다.
이승엽은 2차전에서 3-0으로 앞선 3회 승부를 사실상 결정짓는 한방을 날렸다.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 헨리 소사의 시속 147km 초구 직구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리드를 5점으로 벌리며 승기를 가져온 아치였다.


특히 포스트시즌(PS)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세워 더 의미가 있었다. 지난 1997년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첫 아치를 그려낸 이승엽은 이날 홈런까지 14개째를 기록했다. 타이론 우즈(전 두산)과 공동 1위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과 1회 채태인의 선제 결승 적시타, 2회 야마이코 나바로의 2점 홈런까지 더해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선발 윤성환의 7이닝 6탈삼진 4피안타 1볼넷 1실점 쾌투 속에 7-1 승리를 거뒀다. 윤성환은 경기 MVP에 올랐다.
1승1패를 거둔 두 팀은 6일 하루 이동일을 가진 뒤 7일 오후 6시 30분 넥센의 홈 구장인 목동에서 3차전을 치른다. 삼성 장원삼과 넥센 오재영이 좌완 선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대구=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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