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전까지 2연승을 거둔 양상문 LG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보면 승운이 우리 쪽으로 따르는 것 같다"고 했다. 1차전에서 LG는 포수 최경철의 3점 홈런 등 깜짝 활약이 나왔다. 최경철은 2004년 프로에 데뷔해 후보로만 있다가 올해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 신데렐라처럼 떠오른 것이다.
2차전은 더욱 행운의 여신이 LG 쪽을 향해 웃었다. NC 조영훈이 6회 때린 홈런성 타구가 오른쪽 파울 폴대를 살짝 벗어난 것과 4회 테임즈의 잘 맞은 타구가 LG 2루수 김용의의 점프 캐치에 잡혀 더블 아웃이 된 장면 등이다.
특히 9회 LG는 이병규(7번)의 평범한 뜬공을 상대 2루수 박민우가 놓치면서 쐐기 득점까지 올렸다. 타구를 보지 않고 도루를 감행한 문선재의 질주는 본 헤드 플레이가 될 뻔했지만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양 감독은 "1점 차였다면 아무리 마무리 봉중근이라 해도 불안감이 없진 않았을 텐데 그 득점으로 편하게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김경문 NC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김 감독도 "경기를 하다 보면 보이지 않은 기운이 있다"면서 "지려면 잘 맞은 타구가 잡히거나 파울이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조영훈의 타구가 홈런이 되는 줄 알았는데 폴대를 벗어나더라"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3차전, 2차전과 완전 반대 양상
하지만 이날 3차전에서는 양상이 달랐다. 행운이 여신이 등을 돌린 듯했다. 2차전과 정반대로 파울 홈런이 LG 쪽에서 나왔다.
2-3으로 뒤진 6회 LG 스나이더는 상대 투수 임창민을 상대로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담장을 넘기는 것은 당연했고, 파울이 되느냐 여부가 문제였다. 초대형 타구는 잠실구장 오른쪽 지붕을 맞혔다. 그러나 폴대를 벗어났다. 만약 들어왔다면 단숨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LG의 불운은 또 있었다. 9회까지 7번이나 선두 타자가 출루했지만 득점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5회 이병규(7번)의 외야 뜬공과 8회 이병규(9번)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모두 홈에서 아웃됐다. NC의 호수비가 1차 원인이었지만 운도 언급할 만한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2009년 조범현 kt 감독이 KIA 사령탑 시절 언급한 포스트시즌의 유행어 '우주의 기운'이 LG에서 NC 쪽으로 옮겨간 것일까. 아직 확실치는 않다. LG로서는 절대 분위기를 넘길 수 없고, NC는 어떻게 해서든 승운을 가져와야 한다.
경기 후 양상문 감독은 "NC도 약한 팀이 아니고 3연승을 하기에는 사실 쉽지 않다고 봤다"면서 "4차전에서는 전력을 동원해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1경기를 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승운이 넘어온 것이냐는 질문에 "감독은 어려운 경기에서 이기면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투수들이 걱정했던 것보다 포스트시즌에서 경험 없는 선수들이 당당한 모습을 보이니까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과연 행운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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