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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만 있다?' 김태군 "나도 '막장 드라마' 쓸래요"

2014-10-25 09:25

'경철이형,보고있나?'24일LG와준플레이오프3차전에서8회쐐기타를비롯해노련한투수리드와결정적인홈수비를선보이며팀승리를이끈NC포수김태군.(자료사진=NC다이노스)
'경철이형,보고있나?'24일LG와준플레이오프3차전에서8회쐐기타를비롯해노련한투수리드와결정적인홈수비를선보이며팀승리를이끈NC포수김태군.(자료사진=NC다이노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LG의 준플레이오프(PO)는 이른바 'LG 최경철 시리즈'로 통한다. 생애 첫 가을잔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철(34)은 19일 1차전에서 승부를 사실상 가르는 3점 홈런을 때려냈고, 상대 도루도 2개나 잡아내며 13-4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 MVP에까지 올랐다. 2차전에서는 안타 3개와 몸에 맞는 공으로 4번이나 출루했다. 기습번트까지 성공하며 4-2 승리를 견인했다.

상대 포수로서는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NC 안방마님 김태군(25)은 24일 3차전을 앞두고 "경철이 형이 정말 잘 한다. 뭘 해도 된다"며 부러움을 드러냈다.

가을잔치가 처음이기는 마찬가지다. 김태군은 "확실히 볼 배합 등에서 정규리그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면서 "이제 그걸 좀 알아가려고 하는데 벌써 3차전"이라고 포스트시즌 첫 경험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이제야 감 잡아…막장 드라마 쓴다"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 이를 갈았다. 김태군은 "오늘은 막장 드라마를 한 편 찍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 의미를 묻자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언급했다. 그만큼 극적 반전을 이루겠다는 다짐이었다.

'왔다! 장보리'는 타이틀 롤인 장보리(오연서 분)와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이 부잣집의 친딸과 양딸이라는 신분이 뒤바뀐 상황에서 생기는 갈등을 그린 드라마로 시청률이 40% 가까이 나온 대박 드라마다. 특히 악녀 연민정이 장보리 못지 않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고 보니 김태군도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신분이 바뀌었다. 2008년 LG에 3차 17순위로 입단한 김태군은 근근히 백업 포수로 뛰다 2012년 100경기 출전, 주전으로 도약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듬해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져 특별 지명으로 신생팀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2년 연속 공룡군단의 안방을 지키면서 올해 가을잔치까지 이끌었지만 아쉬움을 아예 없을 수 없었다. 준PO를 앞두고 김태군은 "LG라서 더 이기고 싶다"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김태군이 '왔다! 장보리'를 언급한 것은 막장 드라마라는 것보다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경으로 시리즈를 치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승부처에서 적시타, 천금의 수비
김태군이 예고한 짜릿한 드라마는 이뤄졌다. 3차전에서 김태군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4-3 승리를 견인했다. 쐐기 적시타를 비롯해 수비에서도 두 번이나 상대 득점을 막아내며 펄펄 날았다.


특히 그의 활약은 승리와 직결된 부분이라 더 값졌다. 5회 완벽한 태그와 8회 적시타와 블로킹은 이날 LG의 탄식을 자아낸 장면이었다.

2-2로 맞선 5회말 무사 1, 3루. 1회 2점을 선취한 NC는 3, 4회 1점씩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만약 5회도 실점한다면 분위기를 넘겨줄 상황이었다. 그러나 상대 4번 타자 이병규(7번)의 중견수 뜬공 때 김태군은 나성범의 송구를 받아 번개처럼 홈으로 쇄도하는 3루 주자 오지환을 잡아냈다. LG가 비디오 판독까지 요구했지만 번복이 되지 않았던 명품 태그였다.

8회는 공격에서도 힘을 냈다. 3-2, 불안하게 앞선 2사 3루에서 김태군은 상대 필승 불펜 유원상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8회말 LG가 1점을 추가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결승타였다.

공격이 빛나자 수비도 덩달았다. NC는 8회말 수비에서 베테랑 손민한이 1사 2, 3루에서 던진 폭투로 1점을 내줬다. 1점 차로 다시 쫓긴 상황. 게다가 LG는 역시 베테랑 이병규(9번)를 대타로 내세웠다. 그러나 김태군은 이병규의 땅볼을 잡은 지석훈의 송구를 잡아 3루 주자 황목치승을 잡아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황목치승이 손을 뻗었지만 김태군의 완벽한 블로킹에 막혀 홈을 찍지도 못했다.

▲"최경철 형이 치면 나도 칠 수 있다"
경기 후 김경문 NC 감독은 김태군의 활약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김태군이 적시타로 4점째를 올렸을 때 승운이 따를 것이라 생각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5회 수비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사실 나성범이 중견수에서 홈 송구로는 투수 출신인 어깨에 비해 보살이 별로 없었다"면서 "어떻게 바운드해서 던지면 주자를 아웃시키는지 요령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오늘은 어떻게 송구 하나가 잘 나왔다"면서 "전체적으로 수비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김태군의 태그가 나성범의 송구를 살렸다는 것이다.

김태군은 경기 후 쐐기타 상황에 대해 "유원상 형은 구종이 직구와 슬라이더 2개니까 직구 타임으로 노리고 친 게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1, 2차전 활약으로 준PO는 '최경철이다' 얘기를 하더라"면서 "그래서 나도 치는 순간에 좋게 끝날 것 같았다"고 웃었다.

이날 위기 상황에서 원종현의 역투를 이끄는 등 투수 리드도 좋았다. 김태군은 "종현이 형에게 '괜히 코너로 던지려 하지 말고 정면으로 쌔리 꽂아라(세게 던져라)'고 했다"면서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내 몸 전체를 넓게 보고, 표적을 보고 던지라"고 했다.

이날 원종현은 이날 7회 마운드에 올라 최고 시속 155km의 강속구를 뿌리며 리드를 지켜냈다.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김태군. 이제 그의 드라마가 시작됐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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