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최고의 반전 일궈낸 KC 로열스, 그 끝은 어디?

오는 11일부터 볼티모어와 '리그 챔피언' 놓고 한 판 승부 시작

2014-10-08 23:55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오클랜드를물리치고환호하는로열스선수단.사진│MLB.com영상캡쳐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오클랜드를물리치고환호하는로열스선수단.사진│MLB.com영상캡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미국 중/동부에 위치한 미주리주에는 메이저리그팀이 연고로 삼은 도시가 두 개나 된다. 그 중 세인트루이스에는 내셔널리그 전통의 강호 ‘카디널스 구단’이 있다. 월드시리즈에서 무려 27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뉴욕 양키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다 우승 타이틀(11회)을 지니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에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LA 다저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가을 좀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로열스 구단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의 황제’가 되겠다는 의미로 지어진 팀 이름 ‘로열스’도 사실 팀 성적 앞에서는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 특히, 팀 창단 이후 큰 애착을 보인 카우프먼 구단주가 1993년을 끝으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캔자스시티는 메이저리그 내에서 ‘투자에 인색한 구단’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2014시즌 최고의 반전을 일궈낸 ‘조지 브렛’의 후예들

그러나 이러했던 캔자스시티 로열스도 잘 나갈 때가 있었다. 특히, 팀 창단 이후 메이저리그에 처음 입성했던 1969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신예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 준 바 있다. 이후 지구 2위만 두 번을 차지했던 로열스는 메이저리그 입성 8년째에 이르러 지구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팀을 이끌던 이가 바로 조지 브렛이었다. 1973년 데뷔 이후 무려 21년간 로열스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브렛은 개인 통산 3,154안타, 317홈런, 0.305의 타율을 기록한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그가 라인업 정 중앙에 버티고 있는 동안 로열스는 무려 6번이나 지구 우승을 차지했던 아메리칸리그의 강자였다.

특히, 당시 아메리칸리그는 뉴욕 양키스의 독주가 이어지던 시절이었다. 로열스는 바로 이러한 시기에 양키스의 가장 큰 대항마로 떠오른 팀이었다. 만약에 로열스가 양키스와 같은 리그에 속해 있지 않았다면, 당시 메이저리그는 상당히 흥미롭게 전개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러한 로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1985년에 완성됐다. 그리고 이 우승이 로열스의 가장 최근 우승이자 마지막 우승으로 남겨 있다. 그리고 로열스의 황금 시기는 조지 브렛의 전성기와도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어 캔자스시티 지역 야구 팬들은 브렛을 ‘최고의 레전드’라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같은 시기에 활약했던 투수 브렛 세이버하겐 역시 캔자스시티가 기억하는 최고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1985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마지막으로 로열스는 ‘거짓말같이’ 가을 잔치를 경험하지 못했다. 간혹 지구 2, 3위를 차지하며 5할 승률을 기록하는 데 만족했을 뿐, 1980년대 월드시리즈 우승 1회, 리그 우승 2회, 지구 우승 6회를 차지한 강팀다운 면모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1993년을 끝으로 프랜차이즈 스타의 은퇴와 구단주의 사망이 이어지면서 ‘내우외환’에 시달린 것이 사실상 시련의 시작이었다. 실제로 1995년 이후 로열스는 올 시즌 포함하여 딱 세 번만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시즌은 지구 하위권을 전전하며 리그의 ‘들러리’ 역할에 충실해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로열스에 선수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에이스 케빈 에이피어는 로열스가 어려운 시기에 제 몫을 다 했던 선수였고, 타선에서도 자니 데이먼, 조 란다, 저메인 다이 등을 배출하며 한때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선을 구축할 뻔하기도 했다. 특히, 브렛 이후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손꼽혔던 마이크 스위니가 부상 중에서도 꾸준히 제 몫을 다 하며 오랜 기간 로열스의 4번 타자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카를로스 벨트란 역시 트레이드 전까지 로열스에서 가장 꾸준하게 제 몫을 다 했던 타자였다. 특히, 스위니-벨트란 듀오는 에이스 데럴 메이를 비롯하여 신인왕 앙헬 베로아와 함께 2003 시즌에 5할 승률을 만들어내며 한때 지구 선두의 꿈을 꾸기도 했다. 물론 당시 뒷심 부족으로 리그 3위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랬던 로열스는 지난해 다시 5할 승률에 복귀한 이후 올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로 무려 29년 만에 가을잔치에 오른 바 있다. 그리고 단판 승부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오클랜드에 완승한 이후 디비전시리즈에서 LA 에인절스마저 3전승으로 물리치며 리그 챔피언 결정전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스위니, 벨트란 등 기존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못 했던 일을 29년 만에 해낸 셈이다. 올 시즌 최고의 반전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공교롭게도 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게 될 볼티모어 역시 31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고 있다. 가장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패권을 차지한 볼티모어를 상대로 ‘가장 큰 반전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 있는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양 팀 간 대결은 오는 11일부터 시작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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