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3강 잡는 4위’, LG의 반전 스토리는 어디까지?

예비 포스트시즌 모의고사에서 4승 1패로 '선전'

2014-10-07 23:30

▲경기직후동료들과기쁨을나누는이진영.사진│LG트윈스
▲경기직후동료들과기쁨을나누는이진영.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이 정도면 가히 ‘제대로 야구에 미쳤다.’라고 불러 줄 만하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끝내기, 혹은 역전’으로 승리를 일궈낸 LG 트윈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작은 지난 5일, 잠실 넥센전부터였다. 9회까지 4-3으로 앞선 채 수비에 임했던 LG는 믿었던 마무리 봉중근이 동점타를 맞는 등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미 전날(4일) 경기서 넥센에 2-6 완패를 당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LG의 9회 말 공격에서 큰 기대를 하기란 무리였다. 더구나 마운드에 오른 이 역시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이었다. 그러나 ‘9회 말부터 시작된’ LG의 야구는 오지환의 끝내기 적시타로 이어지면서 ‘위닝 시리즈’를 완성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통상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넥센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했다는 자신감은 바로 다음날 경기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아예 KBO 사상 최초의 ‘팀 기록’까지 세웠다. 신정락-유원상-신재웅 등 단 세 명의 투수가 NC 타선을 무안타 2사사구로 잠재우며 ‘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기 때문. 마운드에서 세 명의 투수들이 힘을 내는 동안 타선에서도 이진영이 끝내기 결승타를 기록하며, 뒤늦게나마 팀 승리를 완성했다. 공교롭게도 LG는 불과 4개월 전, NC의 찰리 쉬렉에게 노히트 노런패를 당한 바 있다. 그러한 수모를 올 시즌이 가기 전에 ‘또 다른 노히트 노런’의 형태로 갚아주었다는 사실은 자못 뜻 깊은 일이기도 했다.

‘3강 잡는 4위’, LG의 반전 스토리는 어디까지?

이렇듯 2위와 3위 팀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LG는 7일 경기를 앞두고 또 한 번의 실험대에 올라야 했다. 이번에는 앞선 두 팀보다 강하다는 선두 삼성을 맞이하여 단판 승부를 펼쳐야 했기 때문이었다. 전반기 종료 직전 열린 홈 2연전에서 삼성에 모두 승리를 거둔 LG였지만, 100% 전력을 갖춘 채 맞이하는 삼성은 분명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삼성은 주요 타자들을 라인업에 세우지 않는 등 올스타전을 앞두고 무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삼성은 홈런 아홉 수(29개) 징크스에 시달리던 4번 최형우가 2회 초 선두타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2011년 이후 3년 만에 30홈런 고지에 오른 그 기세를 몰아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5회 초 공격에서도 삼성은 3점을 추가하는 등 전날 두산에 당한 연장전 패배를 극복하는 듯했다. 경기 중반까지 4-0 상황이 만들어졌음을 감안해 보았을 때 삼성의 ‘필승조’를 투입하면 승리는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틀 연속 짜릿한 승리를 거둔 LG의 기세는 그대로 가라앉지 않았다. 3-5로 뒤진 8회 말 공격서 7개의 안타를 묶어 대거 6득점하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기 때문이었다. ‘아시안게임의 영웅’ 안지만도, 전천후 차우찬도 LG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들 두 명의 투수는 2와 1/3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5개의 안타를 맞으며 5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두 수성이라는 과제를 지닌 삼성보다 ‘4강 수성’이라는 절박함을 지닌 LG가 집중력에서 앞섰던 셈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LG와 함께 좋은 기세를 선보이고 있는 SK도 같은 날 경기에서 NC에 2-1로 승리하며 여전히 4강을 가시권에 두었다는 점이었다. LG가 그대로 패했다면, 5위 SK와의 승차가 반 경기 차이로 좁혀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추격조 입장에서는 선전을 펼치고도 그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사실에 아무래도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 3일을 시작으로 잔여 경기를 소화하기 시작한 LG는 다섯 번의 경기를 모두 1~3위 팀과 치렀다. 지옥의 5연전으로 불릴 만했지만, 그들은 이 고비에서 4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4위 수성에 성공했다. ‘90%가 멘탈’인 야구에서 ‘예비 플레이오프’로 치러질 수 있는 경기를 잘 소화했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선수단에 큰 자신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4강권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절박함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잔여 시즌을 바라보는 중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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