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김성근 "프로야구 내리막길, 선입관 버려야"

감독 제의 온 것 없어, 구단들 불편해할지도

2014-09-18 06:00

-자금난 아냐, 정신적 충격 컸기 때문에 해체
-KBO 2군가입 약속, 지도부 바뀌며 전임자 탓
-야구 실업자 700명 중에 50명 받아준게 원더스
-KBO, 높은 곳 향해서 바람 센 곳, 선입관 가져
-해체 후 남은 선수들 위해 고개 숙이고 다녀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9월 17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김성근감독(사진=고양원더스제공)
김성근감독(사진=고양원더스제공)
◇ 정관용> 지난 2011년 프로구단에서 지명 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을 모아서 창단한 한국 최초의 독립구단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고양 원더스. 지난 11일 운영난을 이유로 해체 발표를 했습니다.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에 가입이 무산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다. 이런 발표까지 이어졌는데요. 누구보다 할 말이 많으신 고양 원더스를 이끄셨던 야신, 김성근 감독 전화해 모십니다. 김 감독님 나와 계시죠?

◆ 김성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얼마나 착잡하세요? 눈물까지 흘리셨다고요?

◆ 김성근> (웃음) 허허.. 뭐, 순간에. 허허..

◇ 정관용> 그냥 헛웃음만 웃으시는군요. 제가 설명했습니다마는 프로구단에 지명 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을 모아서 구단을 만드셨는데 지난 몇 년 사이에 여기 소속 출신 선수들이 상당히 많이 또 프로구단으로 다시 가지 않았습니까?

◆ 김성근> 네, 23명 갔죠.

◇ 정관용> 23명이나요?

◆ 김성근> 네.

◇ 정관용> 2011년 말에 창단했으니까 딱 3년 사이에 23명이나 보내셨어요?

◆ 김성근> 네.

◇ 정관용> 그럼 그렇게 나가고 나면 빈 자리는 또 어디에서 채우십니까?

◆ 김성근> 새로운 선수를 다시 데려오고.

◇ 정관용> 그래서 훈련시켜서 또 프로구단에 보내고?

◆ 김성근> 그렇죠, 그렇죠.

◇ 정관용> 이른바 패자부활전을 이렇게 해 오신 건데... 그렇죠?

◆ 김성근> 네.

◇ 정관용> 그런데 이 구단은 퓨처스리그에 가입을 못했는데 경기를 어떻게 해왔어요? 그동안에.

◆ 김성근> 2012년, 13년은 48개 했고 올해는 90게임을 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그게 정식 리그 게임은 아닌 거죠?

◆ 김성근> 비공식이죠, 아무래도. 그래도 그쪽 2군 리그에 확실하게 들어간 팀은 아니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다른 2군 리그팀들하고 그냥 번외경기 이런 것을 하셨군요?

◆ 김성근> 그렇죠, 그렇죠.

◇ 정관용> 그 승률이 어느 정도 되셨습니까?

◆ 김성근> 첫 해는 5할 조금 못 미쳤고 그 후에 2년째, 3년째는 6할이 넘었어요.

◇ 정관용> 6할이 넘었다?

◆ 김성근> 네.

◇ 정관용> 그 정도면 거의 리그 우승권 아닙니까?

◆ 김성근> 순위로 볼 때는 1, 2등을 했지 않았나 싶어요.

◇ 정관용> 순위에서는 1, 2등 하는 그런 실력인데...

◆ 김성근> 네.

◇ 정관용> 그런데 퓨처스리그에 왜 가입이 안 된 겁니까?

◆ 김성근> 아무래도 우리는 프로가 아니니까 프로의 입장에서 볼 때는 같이 치고 논다하는 자체에 비호감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데 우리는 어쨌거나 한국 야구의 발전이라고 할 때는 우리가 들어감으로써 한국의 야구가 발전하는, 그 뭐랄까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이런 희망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데 이루어지지 않았고.

◇ 정관용> 안 된다?

◆ 김성근> 아까 처음 시작할 때 우리가 경영이나 자금 쪽의 부족같이 이야기하시는데, 우리는 그런 것은 없었고. 여러 가지로 뭔가 정신적인 부담이랄까, 정신적인 충격이 컸지 않았나 싶어요.

◇ 정관용> 자금 부족이 해체의 원인은 아니다?

◆ 김성근> 그건 전혀 없어요.

◇ 정관용> 저희 방송에도 한 번 소개를 했습니다마는 구단주 허민 씨가 본인의 사재를 다 털어서 만든 그런 구단 아닙니까?

◆ 김성근> 네.

◇ 정관용> 그리고 그 구단주는 계속해서 사재를 더 투입할 용의가 있었다, 이거죠?

◆ 김성근> 그건 어디까지나 야구를 좋아하는 분이라 그런 뜻은 충분히 갖고 계셨는데, 우리의 가치관이라고 하는 자체에서 많은 차이가 난 것 같아요.

◇ 정관용> 앞날에 대한 비전을 세울 수 없게 됐군요.

◆ 김성근> 그렇죠. 3년 된 현재나 6년 후에나 똑같은 위치에 서 있는 것 아니냐, 그 자체에 굉장히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우리 김 감독님이 과거에 창단 논의 과정에서 KBO가 고양 원더스 퓨처스리그 가입을 약속했다고 말씀하신 바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 김성근> 그것은 내가 오기 전에, 나는 창단한 다음에 온 거고요. 그 전에는 아마 그들로서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아니면 시작을 안 하죠.

◇ 정관용> 그러니까 퓨처스리그 가입시켜주겠다라고 했다는 거죠?

◆ 김성근>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고 그래요. 없는 이야기를 만들 리는 없는 거고.

◇ 정관용> 그런데 왜...

◆ 김성근> 더구나 KBO 입장에서 볼 때는 그 당시에 했던 최고 책임자가 바뀌었고 그래서 사람이 바뀌었으니까라는 얘기가 지배적이었지 않나 싶어요. 우리는 모르는 상황이었다, 전임자가 했다. 그런 것이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 정관용> KBO 지도부가 바뀌면서 입장이 변화해버린 거군요?

◆ 김성근> 네. 이거 이야기를 하면 길어지죠. (웃음)

◇ 정관용> KBO나 현재 거기에 소속되어 있는 구단주들은 고양 원더스팀을 어떻게 인식하는 것 같습니까?

◆ 김성근> 아무래도 제가 만약에 프로에 있다고 할 때 고양 원더스라는 자체를 당연하게 정식 팀으로 안 보죠, 그런게 당연하나 모든 게 상식이 아닌 비상식적인 생각을 할 때는, 야구 발전이라고 할 때 고양 원더스를 어떻게 취급하느냐, 이거는 조금 심각하게 생각해 줄 수 있는 일이 벌어졌지 않았나 싶어요.

◇ 정관용> 네.

◆ 김성근> 왜냐하면 지금 매해 야구 실업자가 600~700명 이상이 매해 나와요. 그러니까 이거를 유일하게 매해 50명 가까이 받을 수 있는 데가 고양 원더스였어요. 그리고 고양 원더스라고 하는 자체가 프로는 아니지만 야구의 전체를 볼 때도 굉장히 프로와 마찬가지라는 가치관을 가지는 팀 아니었나 싶어요.

◇ 정관용> 그런데 기존 구단들은 그것을 인정을 안 했군요?

◆ 김성근> 기존 구단도 하나씩, 하나씩 바뀌어가는 것은 사실이었어요. 올해도 구단 단장들이 협조해서 48개에서 90게임을 만들어줬고 정말 갈수록 뭔가 진행되는, 변화되는 것이 있었지 않았나 싶은데. 그 안에 KBO라고 하는 입장으로 볼 때는 선입관 속에서 고양 원더스를 대했지 않았나 싶어요. 너희들은 안 된다는 식으로.

◇ 정관용> 선입견을 갖고...

◆ 김성근> 네. 그게 제일 이번 비극을 일으킨 최고의 원인 아닌가 싶어요.

◇ 정관용> 이런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KBO에 소속돼 있는 구단들은 뭐 수백억 원에 달하는 가입비를 내고 있다. 그런데 고양 원더스는 그걸 안 냈다. 때문에 그냥 무임승차시켜줄 수는 없지 않느냐, 이런 논리도 펴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성근> 그건 대화가 필요했지 않나 싶어요. 처음부터 시작할 때 그런 얘기를 했으면 이쪽에서도 알고 들어갔겠죠. 그런데 이제 와서 3년이나 한 다음에 이랬다 하는 이야기는... 저는 그 이야기도 못 들었어요. 더구나 이거는 1군의 가입 방법, 2군의 가입 방법이 전혀...

◇ 정관용> 다르죠.

◆ 김성근> 금액 자체가 바뀌고 의식이 바뀌지 않았나 싶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그러면 2군은 그 퓨처스리그 가입 조건으로 얼마를 내라, 이런 얘기가 오간 적은 있나요?

◆ 김성근> 그런 이야기가 오고간 적은 없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 얘기도 오가지는 않았고?

◆ 김성근> 그거는 깊은 속은 없던 것 같아요. 무조건 머리에서부터 너희들은 우리 하고 좀 색깔이 다르다, 이런 거 아니었나 싶어요.

◇ 정관용> 색깔이 다르다?

◆ 김성근> 네.

◇ 정관용> 우리 감독님 또 다른 어떤 한 인터뷰하신 내용을 제가 읽어보니까 야구계가 고양 원더스를 좀 낮게, 귀찮게 본 것 같다라고 표현하셨는데 그게 무슨 뜻입니까?

◆ 김성근> 야구의 중심에는 KBO가 있으니까... 처음에 시작한 2012년 야구계 전체가 환영은 하되 이거는 소위말해서 색안경 끼고 보는 그런 사람이 많았죠. 그런데 우리가 순위를 올리고 프로에 몇 명씩 보내고 2013년 되고 성적을 더 올리고 2014년 올리니까 쉽게 말해서 우리의 위치라고 하는 자체가 야구인으로서는 많은 공감이라고 그럴까, 이런 것을 갖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에요. 단 그것을 총괄하고 있는 KBO 자체의 자세에 문제가 있었지 않나 싶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구단들도 조금씩 입장은 변화했는데.

◆ 김성근> 구단도 많이 바뀌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성근> 구단도 많이 바뀌었어요.

◇ 정관용> 그 구단들의 연합체가 KBO 아닌가요?

◆ 김성근> 그건 맞죠.

◇ 정관용> 그런데 왜 KBO는 안 바뀌었을까요?

◆ 김성근> 음... 우리나라 상태가 아닌가요?

◇ 정관용> 그게...

◆ 김성근> 높은 곳 향해서 바람 센 데 아니에요? (웃음)

◇ 정관용> 높은 곳 향해서 바람 센 곳이라 구단과도 또 다르다?

◆ 김성근> 네. 그리고 뭔가를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는 있었는데 그것이 일반적인 그런 인식이라고 그럴까, 통보하는 이런 게 너무 아쉬웠지 않았나 싶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다시 번복할 수는 없는 거죠? 이제는 그냥 해체하는 거죠?

◆ 김성근> 그거는 이미 끝났고 이제는 코치나 선수도 이제 남은 선수나 코치를 다른 데로 보내줘야 되니까 그런 작업에 들어가 있어요, 우리도요. 물론 뭐, 하면 선수는 다시 새로운 선수는 모이겠죠.

◇ 정관용> 지금 그러면 현재 모여 있는 선수가 모두 몇 명입니까?

◆ 김성근> 오늘까지 25명이에요, 군대 간 아이 있고 그만 둔 아이 있고.

◇ 정관용> 그 25명 선수들 어떻게 하죠, 앞으로?

◆ 김성근> 요새 그 바람에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골치 아픕니다, 하나씩 보내야 되니까. 돌아다니면서 고개 숙이고 다녀야죠. (웃음)

◇ 정관용> 전원 다 프로구단으로 가기는 어려울 거고요, 그렇죠?

◆ 김성근> 그거는 뭐 있을 수가 없지 않나 싶어요. 단 한 명이라도 보낼 수 있게 이쪽에서는 나로서는 노력을 해야죠. 다행스러운 것은 그 후에, 팀 해체 후에 4명 가까이는 가능성이 생겼으니까.

◇ 정관용> 가능성이 생겼어요?

◆ 김성근> 네, 오늘 2명 가게 됐고 2명도 가능성 있고 앞으로 또 어떻게 하느냐하는 이 속에 매일매일 골치 아프게 하고 있어요.

◇ 정관용> 우리 감독님은 이제 또 어떻게 하시죠? 또 야인이 되셨는데.

◆ 김성근> 저는 워낙 생활에는 익숙해져 있으니까 괜찮은데. 나 하나,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니까 이건 참 힘드네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성근> 혼자 나왔으면 아주 편하게 있을 텐데, 지금도.

◇ 정관용> 네.

◆ 김성근> 같이 없어졌으니까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될지,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라...

◇ 정관용> 우선은 선수들하고 코치진들을 다른 데 우선 보내는 데 지금 진력하고 계시다?

◆ 김성근> 네.

◇ 정관용> 혹시 해체 소식 이후에 다른 프로구단에서 영입 제의 온 것은 없었습니까? 우리 감독님에 대해서,

◆ 김성근> 지금까지는 없네요.

◇ 정관용> 만약에 영입 제의가 오면 어떻게 하실랍니까?

◆ 김성근> 그 시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제가 볼 때 아마 없지 않나 싶어요.

◇ 정관용> 왜 없을까요? 야신이신데.

◆ 김성근> 뭐, 의식하고 실제 필요성하고는 많이 차이가 나니까.

◇ 정관용> 김성근 감독님을 좀 불편해 하는 것 아닐까요? 구단들이.

◆ 김성근> 뭐 그런 지도 모르겠죠. 소문이라고 하는 것은 얼마든지 루머를 갖고 다니니까.

◇ 정관용> 우리 프로야구계 그리고 KBO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한 말씀하신다면요?

◆ 김성근> 지금 관중들이 많이 들어오고 플레이가 좀 뭐랄까, 전성기 같은 느낌이 있지 않나. 나는 볼 때 내리막길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 위치에서 만족하고 있으면 금방 후회스러운 시기가 오지 않나 싶어요. 또 조금 프로야구 아닌 야구 전체라고 하는 위치로 볼 때 새로운, 소위말해서 고정관념이나 선입관 버리고 새로운 발상 속에서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 정관용> 지금 잘 나간다고 자만하지 말고 새로운 발상으로 변화해라, 이 말씀이시군요.

◆ 김성근> 네.

◇ 정관용> 감독님 애 많이 쓰셨고요, 선수들 가급적 많이 좋은 팀에 잘 갈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김성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좋은 자리에 가셔서 또 저와 인터뷰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네. 고양 원더스를 이끄셨던 김성근 감독의 목소리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CBS 시사자키 제작진 jcn2000@hanmail.net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