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DFA는 선수에게 위기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다는 의미이고, 구단이 더 이상 확실한 전력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김혜성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만약 다저스가 김혜성을 DFA한다면, 오히려 다른 팀들에게는 영입 기회가 될 수 있다. 김혜성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유형의 선수다. 수비는 이미 검증됐다.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빠른 발과 주루 능력도 갖췄다. 타격에서는 꾸준함이 과제로 남아 있지만, 컨택 능력 자체는 분명한 장점이다.
무엇보다 계약 부담이 크지 않다. 다른 구단 입장에서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한 번 시험해볼 수 있는 선수다. 다저스에서는 치열한 경쟁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다른 팀에서는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자원이다.
따라서 김혜성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DFA가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다저스에 계속 남아 제한적인 역할만 맡는 상황이 더 답답할 수 있다. 다저스는 워낙 선수층이 두껍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인 만큼 수비와 주루만으로 확실한 자리를 보장받기는 어렵다. 결국 타격에서 즉각적인 생산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현재 김혜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꾸준한 출전 기회다.
그런 의미에서 DFA는 '버림받는 과정'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얻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다저스가 김혜성을 DFA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저스 입장에서도 김혜성은 쉽게 버릴 카드가 아니다.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내야 보험 자원이고, 여러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선수다. 적은 비용으로 보유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도 매력이다.
결국 김혜성의 아이러니는 여기에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DFA가 바라던 바겠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굳이 놓아줄 이유가 크지 않다.
다저스가 김혜성을 계속 보유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혜성이 필요한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무대라는 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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