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결과가 나빴다면 가장 먼저 터져 나왔을 비판은 '월드클래스 해결사에 대한 성급한 교체'와 '전술적 무능'이다. 경기 흐름이 풀리지 않을 때일수록 상대 수비에 가장 큰 위협을 주는 주장이자 에이스를 그라운드에서 뺀 선택은 무모한 도박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감독이 손흥민을 전술적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고립시켜 놓고, 결국 선수 교체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프레임이 씌워졌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교체 과정에서의 선수 표정 하나까지 확대 해석되며 팀 내 불화설이나 감독의 장악력 문제로 비화했을지도 모른다.
'손흥민을 빼서 이겼다'는 평가가 결과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교체 배경과 경기 내용의 본질을 짚는다. 당시 교체는 극적인 용병술이라기보다 손흥민의 누적된 피로와 부상 방지를 위한 당연한 관리 차원이었을 확률이 높다. 또한 손흥민이 뛰는 동안 경기력이 답답했던 원인이 선수의 부진이 아닌, 패스 줄기를 열어주지 못한 감독의 세부 전술 부재에 있었다면 비판의 초점은 달라져야 한다. 손흥민을 빼고 경기력이 살아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전술적 한계를 노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하는 축구의 세계에서 감독의 용병술은 늘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과감한 결단으로 승리를 이끌어낸 점은 감독의 공으로 돌릴 수 있겠으나, 단 한 경기의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찬사를 보내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 뒤에 가려진 '손흥민 활용법'이라는 근본적인 숙제는 여전히 홍명보호의 과제로 남아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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