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6차전에서 한화는 마무리 잭 쿠싱을 7회에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끝내 9회말 르윈 디아즈에게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6-7로 무릎을 꿇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마무리 투수에게 3이닝 가깝게 맡긴 벤치의 실책으로 비춰지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전략이 아닌 '생존'을 위한 처절한 저항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전날 경기에서 소모된 불펜 자원의 부재다. 한화는 지난 2일 경기에서 무려 8명의 불펜 투수를 쏟아부었다. 선발 문동주가 너무 일찍 강판됐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이미 연투한 불펜 투수들도 상당 수 있었다. 사실상 이날 경기 엔트리에서 가용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투수가 전멸한 상태였다. 7회말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위기가 찾아왔을 때, 김 감독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잭 쿠싱 단 한 명뿐이었다. 7회를 넘기지 못하면 9회라는 시간 자체가 오지 않는다는 절박함이 '7회의 9회화'를 불러온 셈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혹사 논란과 운영 미숙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나, 현장의 사정은 다르다. 선발 출신인 쿠싱의 이닝 소화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던 벤치의 고충은 깊었다. 결과적으로 투구 수가 늘어난 9회에 구위가 떨어진 것은 야구의 생리지만, 거기서 쿠싱을 내리고 올릴 '다음 카드'가 없었다는 점이 한화 야구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결국 이번 패배는 김 감독의 기용 실수라기보다, 무너진 팀 불펜 뎁스의 한계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가장 믿었던 카드로 정면 승부를 택했으나 결과마저 처참하게 돌아온 상황에서, 비난의 화살을 감독에게만 돌리기엔 한화가 처한 현실이 너무나 가혹하다는 지적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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