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KBO 리그는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이른바 '스로워(Thrower)'들은 늘어났으나, 정작 경기를 운영하고 타자를 요리하는 '피처(Pitcher)'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8이닝 동안 단 2개의 볼넷만을 허용하는 정교한 제구력을 선보였다. 이는 한 경기에서 두 자릿수 볼넷을 남발하며 자멸하는 영건들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류현진이 21년 차 베테랑임에도 여전히 공략 불가능한 존재로 군림하는 이유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완숙한 수 싸움에 있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커맨드와 구속 차이를 이용한 완급 조절은 타자들로 하여금 알고도 못 치는 상황을 만든다. 볼넷을 내주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는 타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며 스스로 범타를 치게끔 유도한다.
결국 류현진의 독주는 한국 야구 투수 육성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강한 공을 던지는 법에는 열중하면서도, 정작 투수의 본질인 '제구'와 '운영'을 경시한 결과가 40세 베테랑을 넘어서지 못하는 타자들의 무력함으로 나타나고 있다. 류현진이 증명하고 있는 '피칭의 정석'을 젊은 투수들이 깨닫지 못한다면, KBO 리그의 '스로워' 전성시대와 그에 따른 수준 저하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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