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아즈가 보여준 기록은 수치상으로 완벽에 가깝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라는 타자 친화적 구장의 이점을 극대화하며 기록한 50홈런과 158타점은 그를 리그 최고의 타자로 격상시켰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담장을 넘기는 클러치 능력은 삼성 팬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기록한 화려한 숫자 이면의 지표에 주목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의구심은 그의 극단적인 타격 성향이다. 디아즈는 전형적인 당겨치기 위주의 파워 히터로, 타구의 방향이 우측에 편중되어 있다. 이는 투수들의 분석이 정교해질수록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2025시즌의 기록적인 타점 수치는 본인의 기량뿐만 아니라 앞선 타선인 김지찬, 구자욱 등 주전 선수들의 높은 출루율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득점권 상황에서의 집중력은 높았으나, 동료들의 지원 사격이 예전만 못하거나 상대 팀의 고의사구 견제가 심해질 경우 타점 생산력은 급격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리그 전체의 투타 밸런스 변화나 공인구의 반발력 변동 등 외부적 요인 역시 '반짝' 논란을 부추기는 요소다.
반면 디아즈를 '진짜'라고 평가하는 이들은 그의 피지컬과 타구 속도를 근거로 든다. 단순한 럭키 샷이 아니라, 배트 중심에 맞았을 때 형성되는 170km/h 이상의 압도적인 타구 속도는 기술적 분석을 넘어선 천부적인 힘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 선수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수비 소홀 문제에서도 디아즈는 자유롭다. 메이저리그급 1루 수비 범위와 안정감은 타격 슬럼프 시기에도 그를 라인업에 고정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며, 이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이어져 타격 반등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결국 2026시즌은 디아즈에게 '진짜' 반석에 오르느냐, 아니면 한 시즌의 화려한 꿈으로 기억되느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상대의 집요한 유인구 전략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리고 라팍의 이점에 안주하지 않고 얼마나 정교한 타격 메커니즘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50홈런의 재현은 어려울지라도 3할에 가까운 타율과 35개 이상의 홈런을 꾸준히 생산해낸다면, 그는 비로소 '반짝'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KBO 역사에 이름을 남길 장수 외인으로 거듭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