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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타격왕 하면 뭐해?' 아라에즈, 고작 1년 1200만 달러에 SFG와계약

2026-02-01 16:31

루이스 아라에즈
루이스 아라에즈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서로 다른 세 팀에서 3년 연속 타격왕(2022년 미네소타, 2023년 마이애미, 2024년 샌디에이고)에 오른 루이스 아라에즈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1,200만 달러라는 다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통산 타율 3할을 훌쩍 넘기는 '현대판 토니 귄'의 행보치고는 지나치게 낮은 몸값과 짧은 계약 기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의 냉혹한 평가와 아라에즈의 개인적 야망이 맞물린 이번 계약의 이면을 짚어본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는 아라에즈의 독특한 타격 스타일이 지닌 시장 가치의 한계다. 아라에즈는 삼진을 거의 당하지 않고 정교하게 공을 맞히는 데 있어서는 독보적이지만, 현대 야구의 핵심 지표인 '장타력'과 '볼넷 억제력을 통한 출루율'에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2024시즌 타격왕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OPS(출루율+장타율)는 0.738에 불과했다. 이는 리그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긴 하지만, 수 천만 달러 몸값을 자랑하는 거포들에 비하면 팀 득점 생산에 기여하는 폭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특히 타구 속도가 느리고 강한 타구 비율이 리그 최하위권이라는 점이 대형 다년 계약을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수비력에 대한 의구심도 몸값을 낮추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아라에즈는 2루수로서의 수비 범위와 송구 능력에서 메이저리그 하위권 지표를 기록해 왔다. 이로 인해 많은 구단이 그를 수비 부담이 적은 1루수나 지명타자로 활용하길 원했으나, 아라에즈 본인은 주전 2루수 복귀를 강력히 희망했다. 이번 계약 과정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아라에즈에게 확실한 2루수 자리를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에즈 입장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금액적 손실을 감수한 셈이다.

전략적인 'FA 재수'라는 선택이라는 시각도 설득력이 있다. 만 28세의 젊은 나이인 아라에즈는 낮은 금액으로 장기 계약에 묶이기보다, 1년 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신의 수비 능력이 2루수로서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하고 타격 생산성을 유지한다면 내년 겨울 시장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필로우 계약(Pillow Contract)'을 통해 시장 상황이 더 좋아질 때를 기다리는 도박을 건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입장에서는 최적의 영입이라는 평가다. 지난 시즌 2루수 잔혹사에 시달렸던 샌프란시스코는 리드오프 이정후와 함께 삼진을 당하지 않는 정교한 타자를 배치함으로써 타선의 연결 고리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1년 1,200만 달러라는 금액은 구단 운영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며, 아라에즈가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갖췄던 시기의 기대 연봉과 큰 차이가 없어 리스크도 적다.

결국 이번 계약은 '타격왕'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 숨겨진 냉정한 시장의 잣대와, 이를 정면으로 돌파해 자신의 가치를 재평가받으려는 선수의 자존심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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