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효준은 한국에서는 고교 시절 김하성보다 나았다. 그리고 졸업 후 미국 야구에 직행했다. 그러나 잠시 메이저리그 경험을 했을 뿐 지금은 병역 문제로 거취가 불투명하다.
심준석은 미국 진출 3년 만에 루키리그에서 방출됐다.
장현석은 작년에 반짝 활야한 후 올 시즌에는 부진과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다.
이밖에 마이너리그에는 고교 졸업 후 미국 야구에 직행한 한국 선수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고전하고 있다.
고졸 선수의 미국 메이저리그 직행은 매번 도전과 기대, 때로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화두다. 최근 고졸 출신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제2의 추신수'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MLB는 단순한 경험이나 체험의 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추신수는 예외적인 존재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 무대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 선수들이 바로 MLB에 도전하는 일은 흔치 않았기에, 그의 선택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 도착한 그는 예상보다 훨씬 혹독한 현실과 마주했다. 마이너리그에서의 긴 여정, 언어 장벽, 문화 차이, 그리고 무엇보다 심리적 압박이 그를 괴롭혔다. 특히 초반 몇 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미국 야구 특유의 빠른 경기 템포와 높은 수준의 경쟁은 그에게 큰 벽이었다. 하지만 추신수가 다른 선수들과 달랐던 건 바로 '멘탈'이었다. 그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다잡았다. 매일 훈련에 임하며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보완해나갔다. 영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동료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가 강조한 것은 '끝까지 버티는 정신'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쌓은 경험은 결코 헛되지 않았고, 점차 기량과 자신감을 회복하며 빅리그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한 후에도, 그는 쉬지 않고 자신을 단련했다. 부상 회복, 타격 폼 수정, 체력 강화 등 모든 면에서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17년간 이어진 그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단지 '장수 선수'의 기록이 아니다. 한국 야구 선수가 어떻게 미국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는지 보여준 '멘탈의 교과서'이자 '프로 정신의 전형'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그가 단 한 번도 '체험'하러 간 게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고졸 후 미국 직행을 꿈꾸는 선수는 '진짜 프로'로서의 마인드셋을 갖춰야 한다. 끝까지 버티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혁신하며, 실패에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자기관리 능력이 없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MLB는 '체험하러 가는 곳'이 아니다. 그곳은 매일 매 순간이 전쟁터이며, 진정한 프로만이 그 곳에 설 수 있다. 추신수가 보여준 끝없는 도전과 강인함, 그리고 철저한 자기관리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한국 야구의 미래는 그들이 진정한 도전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빛낼 때 한층 더 밝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은 '체험'이 아닌 '성취'를 목표로 하는 단단한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화 이글스에서 뛰다 MLB에 진출한 뒤 복귀한 류현진은 이대호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 한국 선수들의 미국 프로야구 진출에 대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 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무조건 한국프로야구에서 먼저 뛰고 가라"라고 말했다. 몸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에 가 혼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 것이라며 주위에 그런 선수가 있으면 "무조건 뜯어 말릴 것 같다"고 했다. 포스팅까지 할 수 있는 실력이 될 때까지 KBO 리그에서 뛰라는 것이다.
류현진의 말에 귀기울일 필요도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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