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는 6월 한 달간 9승1무12패를 기록하며 승률 0.429에 그쳐 전체 10개 구단 가운데 8번째 성적표를 받았다.
월초 리그 선두를 달렸던 LG는 계속된 패배 행렬로 지난달 15일 한화에게 1위를 내어주었고, 그 이후로도 정상 복귀에 실패하고 있다.
LG의 암울한 6월을 초래한 핵심 원인은 선발 라인업의 주축인 두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요니 치리노스의 연쇄 부진이었다.
개막 초기부터 아쉬운 모습을 드러낸 에르난데스는 부상 회복 이후에도 만족할 만한 피칭을 선보이지 못했으며, 시즌 전반기 선발 로테이션의 기둥 역할을 했던 치리노스는 6월 진입과 함께 심각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작년 7월 케이시 켈리의 후속 투수로 LG에 입단한 에르난데스는 정규시즌 11차례 마운드에 올라 3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02의 스탯을 남겼다.
가을 대축제에서는 각별한 헌신을 보였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연달아 투입되어 7⅓이닝을 소화하며 10개 삼진과 무실점 피칭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시즌 마감 후 LG와 총액 130만 달러 재계약을 성사시킨 에르난데스에 대해 구단 측은 대체 선수 신분이었던 2024시즌 대비 크게 발전된 모습을 예상했다.
그러나 개막 후 초반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8.31이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4월 15일 삼성과의 대결에서 6이닝 무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부활 신호를 보내는 듯했던 에르난데스는 부상이라는 악재를 맞닥뜨렸다.
당일 경기 중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에르난데스는 정밀 검진을 통해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았으며, 6주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1군에서 이탈했다. LG는 급작스럽게 코엔 윈을 임시 대체 외국인으로 영입해 공백을 보완했다.
재활을 완료하고 복귀한 에르난데스는 5월 30일 삼성과의 컴백 매치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점)의 양호한 피칭을 펼쳤으며, 6월 5일 NC와의 경기에서도 6⅓이닝 7피안타(1홈런) 8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어내며 희망을 안겼다.
그러나 그 후 다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지난달 17일 NC전에서는 박건우를 향해 위험한 공을 던져 1이닝 만에 경기에서 제외되었고, 21일 두산과의 맞대결에서는 4이닝 4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에르난데스의 6월 월간 기록은 4경기 출장 1승1패 평균자책점 5.06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75경기 출전 경력을 자랑하는 치리노스는 4월까지 LG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4월까지 7경기에 나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67의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5월부터 들쭉날쭉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치리노스는 6월 이후 대폭 흔들리고 있다.
6월 다섯 번의 등판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20의 아쉬운 결과를 기록했다. 6월 첫 출전인 6일 키움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지만, 그 다음 4경기에서는 한 차례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하)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불안정했던 5월 월간 피안타율 0.275가 6월에는 0.316까지 치솟았다.
안정적인 투구 후 갑작스럽게 붕괴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KIA와의 경기에서도 5회까지 무실점을 유지하다가 6회 연속 안타를 내주며 흔들렸다.
LG는 단순한 포스트시즌 티켓 확보를 넘어 2023시즌 이후 2년 만의 정상 등극을 꿈꾸는 구단이다.
치열한 우승 다툼을 벌여야 하는 현 시점에서 에르난데스와 치리노스의 슬럼프가 후반기까지 연장될 경우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토너먼트 방식인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저조한 퍼포먼스는 결정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승 도전을 위한 LG로서는 교체 방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포스트시즌 참가 자격을 갖춘 외국인 선수 등록 데드라인이 8월 15일인 상황에서 LG의 고민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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