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경은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데뷔한 후 이번 브리티시 여자오픈까지 미국에서 통산 7승을 거뒀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였지만, 그동안 메이저 우승이 없었고 큰 임팩트를 줄 만한 활약을 하진 못했기 때문에 이름이 크게 알려진 스타는 아니었다.
김인경이 실력에 비해 이름이 가려진 이유 중에는 그와 동갑내기인 1988년생 선수 중 스타가 워낙 많다는 것도 있다. ‘박세리 키즈’라는 단어가 박세리의 LPGA투어 활약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대라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좁게는 1988년생 선수를 가리키는 뜻으로도 사용될 정도다.

29세 선수 중 최고의 기록을 남긴 주인공은 박인비(KB금융그룹)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이어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로 ‘골든 슬램’까지 달성했다. LPGA투어 상금왕, 세계랭킹 1위도 기록한 바 있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신지애(스리본드) 역시 1988년생이다. 신지애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경험이 있고, 한국 무대를 독식하며 돌풍을 일으키다가 미국에 진출했고 이후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에서는 이보미와 신지애, 김하늘(하이트진로)이 각각 상금랭킹 1, 2, 4위에 올랐다. 이들이 모두 1988년생 동갑내기다. 김하늘은 올 시즌 일본에서 3승을 올리며 다승과 상금랭킹, 메르세데스 랭킹, 평균타수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최나연(SK텔레콤)은 몇 년 전 호적을 1987년생으로 고치긴 했지만, 1988년생들과 동급생으로 학교를 다녔고, ‘세리 키즈’의 선두 주자로 먼저 스타로 발돋움했다.

당시 골프 붐이 일어나는 바람에 1998년생들이 주니어 선수 시절에는 역사상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좋은 선수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이 배출됐다. 김송희, 오지영(한화), 최혜용(메디힐), 이일희(볼빅)도 1988년생이다.


1988년생 ‘용띠 세리키즈’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이들의 활약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데 있다.
이들은 10대 때부터 한국 주니어 무대에서 너무나 치열한 경쟁을 거쳤고, 20대 초반에 대부분이 미국 등 해외무대에서 경쟁을 시작해 일찌감치 지칠 법한 환경이다. 그러나 그동안 크게 반짝이지 않았던 김인경이 올 시즌 LPGA투어 최다승인 3승을 올리며 전성기를 열어젖혔고, 박인비 역시 부상을 떨치고 정상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무대는 ‘88년생 한국 선수들’이 평정하고 있다. 서른 즈음에 접어든 ‘세리 키즈’는 지금도 세계 여자골프의 중요한 키워드다.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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