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샘 나서 시작한 골프, 결국 챔피언
프로 데뷔는 누나 윤슬아가 5년 더 빨랐지만, 골프채를 먼저 잡은 건 동생 윤정호다. 윤정호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취미로 골프를 배우시는 부모님을 따라 처음 골프채를 손에 쥐었다. 이에 자연스레 부모님과 윤정호, 셋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자 당시 전교 2등을 할 만큼 뛰어난 학업 성적을 자랑하던 윤슬아는 돌연 ‘골프 선수’를 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펜 대신 골프채를 손에 쥔 윤슬아는 2006년 KLPGA 1부 투어에 데뷔했고 데뷔 6년 만인 2011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했다. 이에 국가대표 상비군 등 엘리트 과정을 거친 윤정호도 그 해 KPGA 1부 투어에 데뷔해 KPG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에 오르는 등 톱10에 3차례 이름을 올리며 동반 우승에 도전했다.
이후 윤슬아는 2012년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고, 2014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통산 3승을 쌓으며 승승 장구했다. 하지만 윤슬아의 활약 뒤에 윤정호는 주춤했다. 2012년 윤정호의 최고 성적은 공동 15위에 그쳤고, 2013년엔 톱10에 2차례 입성했지만 최고 성적은 8위였다. 결국 윤슬아가 통산 3승을 기록하던 2014년 윤정호는 군에 입대했다.
과거를 회상한 윤정호는 “돌이켜보니 당시 누나가 활약하니 나도 잘해야겠다는 마음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누나의 기에 눌려 주춤했을 수도 있겠다”라며 웃었다.

한국프로골프 사상 첫 남매 챔프 탄생
군대에서 돌아온 윤정호는 2016년 복귀 첫 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 물오른 샷 감을 뽐내며 데뷔 6년 만에 생애 첫 승을 기록했다. 윤정호는 데뷔 6년 만에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누나 윤슬아의 뒤를 그대로 따랐다.
이에 윤정호는 “항상 윤슬아 동생이라고 불렸는데 우승 직후 반대로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누나가 윤정호의 누나로 불릴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곧 “여전히 갤러리 분들은 윤슬아 동생이 익숙하신 것 같다”며 웃었다.

어제의 적, 오늘의 동지
인터뷰를 통해 만난 남매는 소위 말하는 ‘현실 남매’가 아니었다. 이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남매는 “사실 어릴 땐 현실 남매가 맞았다”고 하며 “정말 사소한 것으로도 무척 싸웠다”고 했다. 이어 “20대 중반이 되고 나서부터 점차 싸우는 횟수가 줄었다”고 하며 “시즌에 접어들면 이산가족 같다. 월요일 밖을 제외하고는 만날 날이 없어 이제는 딱히 싸울 일도 없다”고 했다.
이들은 시즌 중에도 시간이 날 때면 시간을 맞춰 연습을 함께한다. 이에 “서로 스윙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연습뿐만 아니라 대회에서도 남매는 서로에게 큰 버팀목이다. 남매는 “각자 다른 투어를 뛰긴 하지만 서로 처한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에 투어를 소화함에 있어 정신적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올해는 꼭 동반 우승
상반기를 마치고 하반기를 맞이하는 남매의 목표는 ‘동반 우승’이다. 지난 16일 2000년대 들어 최초의 ‘한 지붕 두 대회’로 치러진 카이도 오픈에서 남매는 1라운드에서 선전하며 한 대회장에서 동시에 우승을 꿈꾸기도 했다. 당시 “한 장소에서 치러지는 대회인 만큼 같은 등수를 하고 싶다”는 윤슬아의 답에 윤정호가 “대회에 출전한 만큼 목표는 우승 아니겠냐”며 야심차게 동반 우승을 꿈꿨다.

이는 아쉽게 무산됐지만 남매의 목표는 여전히 올해 각자 1승씩을 올리는 것이다. 이에 윤정호는 “올해 누나의 샷 감이 정말 좋다. 연습 때마다 느끼는 것인 것 올해는 꼭 우승 할 것 같다”고 했다. 윤정호의 응원에 윤슬아 역시 “동생도 샷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 올해는 동반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동반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남매는 꿀 같은 휴식기 동안 다시 연습장에 자리를 잡았다. “올해 휴가에 여행은 없다”고 선언한 남매는 “집에서 쉬는 것 빼고는 연습장에 나와 동반 우승을 위해 열심히 연습할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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