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9(수)

골프

KPGA 윈터투어 무산…행정 헛발질이 부른 예고된 실패

2016-11-17 16:42

2016KPGA코리안투어의한대회장전경.마니아리포트자료사진.
2016KPGA코리안투어의한대회장전경.마니아리포트자료사진.
[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올 겨울 베트남에서 열기로 했던 한국프로골프(KPGA) 윈터투어가 참가자 미달로 무산됐다. '3년 만에 윈터투어 부활'이라며 시작 전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KPGA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선수들의 입장과 동떨어진 협회의 탁상행정이 원인이었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누구를 위한 윈터투어였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참가비는 비싸고, 특전은 과하고

2017 KPGA 라구나랑코 윈터투어는 총 3개 대회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대회가 열리는 장소는 베트남 후에의 라구나랑코 골프리조트이며, 대회별 총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1700만원)다.

윈터투어가 무산된 직접적인 원인은 과도한 참가 비용이다. 2017 KPGA 라구나랑코 윈터투어 무산을 처음으로 보도한 '와이드스포츠'에 따르면 참가 선수는 그린피와 숙박, 식대 등을 포함해 1일 체류비용으로 180달러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규정상 윈터투어 3개 대회 참가비를 무조건 다 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21일간 체류 비용만 수 백 만원이 들고 항공료까지 감안하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맨손으로 도전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

대회 특전은 많았다. 윈터투어에 참가한 정회원 중 종합상금순위 1~3위에 들어간 선수는 코리안투어 시드를 준다. 4~7위는 차기년도 QT스테이지 1단계 면제다. 프로(준회원) 중 종합상금순위 1~3위에 들어간 선수는 투어프로 자격 부여, 4~7위에 들어가면 차기 1회 투어프로선발전 예선 면제권을 준다. 아마추어 중 본선진출자는 프로자격을 부여해 준다.

윈터투어의 성격은 정규투어와 다르다. 시드를 따내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서바이벌의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윈터투어에 도전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좋은 골프장과 숙소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보다 싸게 참가해서 시드를 따내는 게 절실하다.

그러나 윈터투어 실무자인 KPGA 박호윤 사무국장(마케팅본부 본부장 겸임)에게 선수들의 입장과 상황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와이드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박 국장은 "골프장 퀄리티가 좋고 5성급 호텔이라 1일 체류비용이 180달러가 된 것인데 뭐가 문제냐”며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참가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협회 내부에서도 과도한 비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와이드스포츠’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 협회 관계자는 “KPGA 특전이라는 미명 아래 고비용이 드는 윈터투어를 강행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회원들의 고혈을 짜내는 행위”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매끄럽지 못한 계약 과정

KPGA는 지난 8월 12일 이사회를 열고 윈터투어 개최를 안건으로 올렸다. 여기에서 윈터투어 안건은 승인되지 않고 보류됐다. 참가금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고, 특전을 주는 인원을 참가자 수에 비례해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한다는 결론이었다. 그러나 KPGA 집행부가 이런 조건부 보류를 무시하고 윈터투어 건을 대행사와 계약해버렸다.

‘와이드스포츠’는 10월 13일에 다시 열린 이사회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78분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윈터투어는 최종 승인됐다. 사실상 이 시점에서 이미 집행부가 계약서에 싸인을 해버린 후였기 때문에, 이사회는 향후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정도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10월 이사회에서 윈터투어 개최는 승인됐지만, 추가 조건이 붙었다. ▶각 대회별로 회원 140명 이상이 출전해야 하며 ▶회원 중 반드시 투어프로(정회원) 40명 이상이 참가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미 비용 등을 감안할 때 개최성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견됐다. 그리고 결국 윈터투어에는 62명만 참가 신청을 내면서 대회는 무산됐다.

KPGA는 오는 21일 이사회에서 윈터투어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여기에서 윈터투어 무산에 따른 후속 대응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