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골프의 대표팀 사령탑은 당연히 영광스러운 자리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선수로서는 그만큼 기대치가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경주의 현재 세계랭킹은 334위. 한 때 10위 근처에서 놀았던 최고의 선수였기에 이제는 선수 최경주에 대한 기대는 뚝 떨어진 것이 사실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어느덧 마흔을 넘어가면서 성적도 떨어졌다. 2012년부터는 톱10 진입은 커녕 컷 통과가 우선이었다. 2015년에는 톱10 진입조차 한 차례도 없었다. 슬럼프였다.
게다가 2013년에는 부인이 운영하던 최경주복지회에서 일하던 직원에게 사기까지 당하는 등 심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최경주는 골프만 바라보고 슬럼프와 시련을 이겨냈다.
최경주는 이번 겨울 동안 중국 광저우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어느덧 마흔 중반을 넘어선 나이지만, 이대로 우승과 거리가 먼 선수가 될 수는 없었다. 떨어지는 장타력은 노련미와 정교함으로 메웠다.
첫 대회였던 소니오픈에서는 8언더파를 치며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순위는 공동 50위였지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까지도 나왔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출전 대회인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단독 2위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지만, 이틀에 걸쳐 펼쳐진 마지막 4라운드에서 4타를 잃으며 우승을 놓쳤다.
브렌트 스네데커(미국)가 4라운드에서 유일한 언더파로 워낙 잘 쳤지만, 최경주 역시 강한 바람에 흔들리지 않았다. 실제로 4라운드 평균 타수인 5.90오버파는 메이저대회를 제외하고 198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타수였다. 최경주의 4오버파는 평균 이상이었다.
최경주의 준우승은 2014년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다. 톱10 진입 역시 같은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긴 슬럼프와 시련의 시간을 깨고 부활을 알린 최경주다.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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