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신인왕은 박지영(19.하이원리조트)에게 돌아갔다. 그는 시즌 중반 신인왕 레이스 1위에 오른 이후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평생에 한 번뿐인 신인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2부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올해 정규 투어에 합류한 박지영은 신체조건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시원시원한 장타가 특기다. 올 시즌 장타 부문 3위에 올랐다.
박지영은 목표로 했던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올해 우승을 못했기 때문이다. 장타 외에도 그린적중률 9위에 오를 정도로 아이언 샷 감각도 좋았지만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가 31.31개일 정도로 그린에서 고전했다.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마지막 단추를 꿰는 데 실수가 많았다는 얘기다.
17일 전화통화로 만난 그는 “이달 말 미국 LA로 약 2달 간 동계훈련을 떠난다. 체력과 쇼트 게임을 좀 더 보완해 내년에는 2승을 거두는 게 목표다”며 “장기적인 목표는 언젠가는 세계 1위에 등극하는 거다. 그 꿈을 이루면 미련 없이 필드를 떠나고 싶다”고 했다.
- 시즌이 다 끝났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어제까지 대학 시험을 치렀다. 시즌 이후에는 계속 학교 다녔고, 다른 일정도 있는 등 오히려 시즌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다. 원래는 여행도 다니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 다 하려고 계획을 세워놨는데 아직 한 가지도 못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딱 하루 만이라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 투어 프로로서도 루키 시즌을 마쳤고, 대학도 새내기 1학년을 마쳤다. 학교생활은 어떤가.
“건국대 골프지도자 전공이다. 자주는 못 가지는 편이지만 가끔 학교에 가면 정말 재밌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친구도 몇 명 있고, 동기들과도 학기 초보다는 많이 친해졌다. 교양 철학 수업은 약간 따분하지만 심리학에는 흥미를 느끼고 있다.”
-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우승이 없는 게 아쉬울 것 같은데.
“그렇다. 우승까지 했더라면 100점짜리 시즌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목표로 했던 신인왕을 했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기쁘다. 올 시즌 투어를 뛰다 보니 체력이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또한 우승을 위해서는 쇼트 게임 능력도 더 키워야 한다. 동계훈련 때 이 부분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 신인왕 선두에 나서고 있었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박결에 집중됐다. 서운하지는 않았나.
“솔직히 시즌 초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후반에도 그렇게 서운하지는 않았다. 그냥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기에 목표도 이룬 것 같다. 내년에도 이런 자세로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는데 어떤가.
“회복이 빨리 돼 어느 정도 적응은 다 됐다. 병원에서 당분간은 보안경을 쓰라고 해서 아직 안경을 완전히 벗지는 못했다. 안경 벗은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이 얼굴이 달라 보인다고는 한다.”
- 올해 가장 아쉽거나 기억에 남는 대회는.
“9월에 열린 YTN 볼빅 여자오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프로암에서 8언더파를 치는 등 대회 전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우승까지도 기대했다. 하지만 2라운드 때 식중독에 걸리는 바람에 순위가 밀렸다. 정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도 꾹 참고 대회를 마쳐 한편으로는 기뻤다. 그래서 YTN 볼빅 여자오픈이 가장 뿌듯하면서 아쉬운 대회였다.”
- 연말이라 그런지 골프스타들의 기부 소식이 들린다. 혹시 본인도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 게 있나.
“5년 전부터 유니세프와 초록우산 등 4개 정도 단체에 월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TV 광고를 보면서 시작하게 됐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뛰어서 상금의 일정 부분도 기부할까 생각하고 있다.”
- 골프 인생에 있어서 목표는 뭔가.
“원래는 2017년이나 2018년쯤 일본으로 진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약간 수정을 했다. 국내 무대에서 실력을 더 쌓은 뒤 진출하는 게 좋을 것 같아 2020년쯤으로 미뤘다. 최종 목표는 서른 또는 서른한 살 정도까지 투어를 뛰다 세계 랭킹 1위에 한 번 올라보는 거다. 그 목표를 이루면 미련 없이 골프채를 놓을 거다. 그리고 작은 카페 등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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