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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43] 왜 ‘라켓(racket)’이라고 말할까

2023-03-28 05:54

리턴하는 조코비치[EPA=연합뉴스]
리턴하는 조코비치[EPA=연합뉴스]
‘라켓(racket)’은 국어사전에 오른 외래어로 볼을 치기 위한 도구이다. 테니스를 비롯해 배드민턴, 스쿼시, 라켓 볼 등에서 사용하는 기구를 모두 라켓이라고 부른다. 주로 네트를 치고 하는 스포츠에서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같은 네트 스포츠종목이지만 배구나 족구 등에서는 라켓을 사용하지 않고 손과 발을 쓴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racket’의 어원은 불분명하지만 아라비아어인 ‘rahat’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세기 페르시아에서 '찌간(tchigan)'이란 놀이에 사용된 것이 출발이라고 한다. ‘rahat’은 아라비아어로 손바닥이라는 의미이다. 원래는 손바닥 모양의 1.2m 길이에 이르는 채였다는 것이다. 중세시대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유럽 사람들에 의해 프랑스로 소개됐으며, 14세기 경부터 나무주걱 라켓으로 변천되었다가 16세기 중반에 삼각형 틀에 줄 (String)을 엮은 라켓이 처음으로 사용됐다. 영어 ‘racket’는 중세 프랑스어 ‘rachasser’에서 파생됐으며 19세기부터 영국에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최초의 테니스 라켓은 1874년 영국군 소령 워터 윙필드가 테니스 경기 규정을 만들면서 선을 보였다. 당시 라켓은 단단한 나무로 만들어졌다. 1947년 기술의 발전으로 얇은 나무 라켓이 등장했으며, 1968년 테니스 용품 제조사 윌슨이 스틸라켓 ‘T2000’을 처음 소개했다. 이후 라켓은 알루미늄 라켓과 우드에 글라스 파이버를 가미한 컴포지트 라켓 등이 개발되며 가볍고 파워가 실리는 장비로 진화했다. 그라파이트 라켓이 나타난 것은 1974년이다. 무게에 비해 강도가 높은 그라파이트의 특성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오버사이즈 라켓은 80년대 이후 톱프로를 위시하여 세계의 대부분의 테니스인들이 애호하는 라켓이 됐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라켓이라는 말을 썼다. 조선일보 1923년 6월29일자 ‘임박(臨迫)한소년정구대회(少年庭球大會)’ 기사는 ‘자하청년회(紫霞靑年會)의 주최와 본사후원의 뎨일회전조선소년뎡구대회(全朝鮮少年庭球大會)도이로부터 이틀동안 밧게 격하지 안이하엿다 참가를 신입하고 츌전준비에 분주한 선수들은 잠시도「락켓」을 손에 놋치 안이하고 여름 볏이나려 쪼이는 운동장에셔 뜨거움도 불고하고 혈긔가 충만한 어린장사의 몸을 논이러셔나는 범과 가치 련습을 하는중이라 날날이 익어가는 기능은 선수의 마음을 스사로 깃부게하야 졔각기 웅승의 영관을 도득할 것을 자긔하는터이며 젼죠선의 맹장이 장차 츌전하는 광경은 과연 얼마나 보는 사람으로하야금 흥미가 잇게 할는지 실로 볼만한 성황을 일우리라더라’고 전했다. 당시 라켓을 ‘락켓’이라고 표기했다.

국제테니스연맹은 라켓의 공식적인 표기를 영어 철자인 ‘racket’으로 쓴다. 하지만 영국에선 ‘racquet’이라고 쓰기도 한다. 경기용 라켓에 대한 규칙은 국제테니스가 정한 것에 따라 이루어진다. 라켓 재질, 선, 모양 등은 국제테니스 연맹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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