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98] 높이뛰기(High jump)와 주고도(走高跳)는 어떻게 생겨난 말일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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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5-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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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높이뛰기에서 세계챔피언에 우뚝 서는 모습. 높이뛰기는 1960년대 중반까지 일본식 한자어인 '주고도'라고 불렀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마일 점퍼’ 우상혁(26)이 불모지로 여겼던 육상 높이뛰기에서 세계챔피언에 우뚝 섰다. 우상혁은 지난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시즌 다이아몬드 리그 1차 대회에서 2.33m를 넘으며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무타르 바르심(카타르)과 잔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를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2월 체코 월드 인도어투어 브론즈 후스토페체 높이뛰기 대회와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 실내 높이뛰기 대회 연속 제패에 이어 실외대회에서 처음으로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우상혁으로 인해 높이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동안 한국선수들이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세계규모 육상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가 우상혁의 등장으로 주목을 하게 된 것이다.

높이뛰기는 육상 픨드부문 도약과 투척경기 중 도약경기에 포함돼 있다. (본 코너 665회 ‘육상에서 필드라는 말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참조) 도약경기는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세단뛰기, 멀리뛰기로 분류한다. 도약(跳躍)은 일본식 한자어로 몸을 위로 솟구쳐 뛰는 것을 의미한다.

높이뛰기는 영어 ‘High jump’를 번역한 말로 높이 뛴다는 의미이다. 메리엄 웹스터 영어사전에 따르면 ‘jump’는 16세기이후 영어로 자리를 잡은 말이다. ‘위아래로 움직이다’는 의미인 독일어 ‘gumpen’, 네덜란드어 ‘gumpe’, 스웨덴어 ‘gumpa’와 아일랜드어 ‘goppa’와 같은 어원을 갖고 있다.

원래 높이뛰기는 영국에서 생겼다. 처음으로 공식대회에서 높이뛰기를 했다는 역사적 기록은 1884년 영국 캠브리지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의 대항전에 등장한다고 한다. 높이뛰기는 고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시냇물과 도랑 등에서 돌과 장애물을 뛰어 넘는데서 착안헀다고 전해진다. 후대에는 군사목적으로 성벽이나 참호 등을 넘을 때 부상을 피하기 위한 동작으로 활용됐다고 한다. 그리스 고대 올림픽에서 멀리뛰기는 실시했다는 기록은 나와있지만 높이뛰기에 대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이뛰기는 종전에는 일본식 한자어인 주고도(走高跳)라고 불렀다. 일본은 1924년 세단뛰기에서 오다 미키오(織田幹雄)가 6위로 첫 입상을 한 뒤 1년뒤인 1925년 일본육상경기연맹을 창설했다. 이때를 전후해 ‘High jump’를 주고도라고 불렀다. 주고도는 풀어서 쓰면 ‘달릴 주(走), 높을 고(高), 뛸 도(跳)’라고 표기하는데 달려서 높이 뛴다는 의미이다.

1921년 조선일보 등에서는 극동올림픽대회 파견 선수 예선대회 기사를 보도하면서 육상 경기종목으로 ‘주고도’라는 말을 사용했다. 주고도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이후에도 계속 쓰였다가 1960년대 중반이후 높이뛰기라는 말로 바뀌었다. 박정희 정권이 스포츠 내셔널리즘을 정부 체육정책 기조에 반영하며 스포츠 용어의 국어화 작업을 주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1968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주고도 대신 높이뛰기라는 말을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높이뛰기는 주고도 보다 훨씬 쉽고 간결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일본식 한자어 대신 국어로 순화시키면서 종목 이미지가 색다르게 느껴진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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