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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52] 왜 다이빙(diving)이라 말할까

2021-11-13 07:35

몸을 날려 공을 받아내는 다이빙은 고난이도의 기술이다. 사진은 국내 프로배구 여자부경기에서 수비수가 다이빙 캐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몸을 날려 공을 받아내는 다이빙은 고난이도의 기술이다. 사진은 국내 프로배구 여자부경기에서 수비수가 다이빙 캐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이 코트 바닥으로 낮게 떨어지는 것을 잡아내려면 몸을 날릴 수 밖에 없다. 마치 곡예를 하는 것처럼 양손을 앞으로 뻗고 머리부터 앞세워 공에 달려들어야 제대로 수비를 할 수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뛰어들어 공을 살려내는 동작을 다이빙(diving)이라고 말한다.

다이빙이라는 말은 동사 ‘dive’의 진행형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dive’는 고대 게르만어 ‘dubijany’에서 유래한 말로 고대 영어 ‘dyfan’, 중세영어 ‘’diven’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데 머리부터 물속으로 뛰어든다는 의미이다.

동사 ‘dive에 진행형 ‘ing’를 붙인 다이빙은 물속으로 몸을 던지는 행위를 나타내는데 수영에서 동작의 기술과 미를 겨루는 것으로 하이다이빙과 스프링보드다이빙 2종목 이름으로 보통 사용한다.

하지만 수영이 아닌 다른 종목에서 다이빙은 공을 잡기 위해 바닥으로 넘어지는 기술을 표현하는 단어로도 쓰인다. 야구에서 다이빙은 베이스를 향해 주자가 머리부터 슬라이딩하는 것과 홈플레이트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는 볼을 치기위해 몸을 움직이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한다.

배구에서 다이빙은 랠리를 이어 나가기 위해 손이나 팔뚝을 바닥으로 떨어지는 공 밑으로 빠르게 가져가는 기술을 의미한다. 제대로 된 다이빙을 하기 위해선 고난이도의 기술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과 허리, 얼굴 턱 등에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다이빙을 잘 하는 선수들은 영미권 국가에선 ‘백조’, ‘돌고래’라는 속어로 불리기도 한다. 물 위에서 다이빙에 능한 동물을 비유한 것이다. 배구경기에서 다이빙이 필요한 상황은 앞으로 떨어지는 공을 뛰어나가 스트레칭 할 때나 옆으로 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공이 떨어질 때 등이다. 이럴 때 손을 쭉 뻗고 가슴부터 코트 바닥으로 던지며 공을 걷어 올려야 한다.

다이빙을 잘 하려면 일단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춘 다음 많은 연습량을 쌓아야 한다. 매트위에서 몸을 던지는 연습을 한 뒤 자신감이 붙으면 움직이는 공을 쫓아 공을 잡아내는 훈련을 이어 나간다. 다이빙 기술이 몸에 익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고난이도의 실력을 갖추면 경기에서 아주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프로에서 활약하는 배구선수들은 보통 연습 때 팀훈련에 들어가기 전 코치들이 때려주는 공을 다이빙 캐치로 받아내는 개인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다. 선수들로서는 몸을 딩글며 부상 위험까지 있는 다이빙 훈련을 부담스러워 할 수 밖에 없다.
보통 다이빙 기술이 좋은 선수들은 수비전문 리베로가 많지만 한국여자 배구 에이스 김연경과 같은 결정력 높은 공격수들도 리베로 못지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중요 고비에서 멋진 다이빙 동작으로 공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 배구팬들은 배구의 참 맛을 느낀다. 보기에 멋있기도 하지만 다이빙 동작을 발휘하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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