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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50] 왜 트랜지션(Transition)이라 말할까

2021-11-11 06:54

랠리에서 공수가 교대되는 장면을 트랜지션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국내 여자프로배구 경기 중 수비수가 디그로 볼을 막아내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랠리에서 공수가 교대되는 장면을 트랜지션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국내 여자프로배구 경기 중 수비수가 디그로 볼을 막아내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는 랠리가 이어지면 공격과 수비가 수시로 뒤바뀐다. 상대의 공격을 디그로 막고 역으로 공격 기회를 만든다. 랠리 중 볼을 받아내 팀이 공격 기회로 전환하는 것을 트랜지션(Transition)이라고 말한다. 트랜지션으로 공격을 하는 것을 트랜지션 어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트랜지션의 어원은 건너간다는 의미인 라틴어 ‘Transire’에서 유래했다. 라틴어 접두어 ‘Trans’는 초월한다는 의미로 영어 ‘Beyond’, ‘Over’, ‘Across’ 등과 같은 뜻이다. 트랜지션은 15세기 ‘Transicion’을 거쳐 현재의 말로 자리잡았다. 트랜지션이라는 말 자체는 최종 결과가 아닌 전환하는 과정을 뜻한다.

트랜지션은 우리 말로 되받아치기라고 부를 수 있다. 상대 팀의 공격을 디그해서 반대로 공격으로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펜싱에서 서로 칼싸움을 하며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배구에는 서브, 리셉션, 세트(토스), 어택, 블록, 디그 등 6개 기본적인 기술이 있는데 이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플레이를 트랜지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배구의 묘미 중 하나가 얼마나 트랜지션을 잘 하는 가이다. 트랜지션은 서브를 받아내는 리셉션과 명확하게 구분된다. 상대 공격을 디그로 막아내 공격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그만큼 팀움직임이 잘 짜여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랠리를 득점으로 이어가려면 트랜지션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득점은 디그를 기회로 만들어 공격을 성공시켜 달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랜지션의 결정력이 팀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트랜지션이 잘 이루어지려면 일단 디그를 성공시켜야 한다.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내 공격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상대의 강타를 잘 막아내든가 블록에서 떨어지는 볼을 쉽게 받아내 세터가 처리하기 좋은 공을 만들어야 한다. 세터는 다양하게 받아올린 디그를 잘 배합해 결정력 높은 공격으로 이어지게 해야한다. 디그로 만들어지는 득점은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주며 관중들에게는 배구의 묘미를 한껏 높여준다.

트랜지션 어택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안정된 디그 능력을 갖춰야 한다. 디그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상대 공격에 사전 대비를 잘 해야할 것이다. 블록으로 상대의 공격 루트를 저지하고 공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자리에 디그 능력이 좋은 수비수가 커버를 잘 해야 한다. 또 상대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잘 간파해 페인트, 원터치 공격 등을 기습적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디그를 위한 시스템을 ‘토탈 디펜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대 배구는 점차 고도화, 전문화하며 다양한 전술 포메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서비 리시브 시스템, 공격 시스템, 커버리지 시스템 및 수비 시스템 등을 구사한다. 상황에 따라 여러 시시템을 펼치며 공격과 수비에서 점차 전문화된 전술을 펼친다. 이런 다양한 전술도 트랜지션이 잘 이루어질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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