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17] 오픈 토스(Open Toss)라고 말하는 이유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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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10-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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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경기에서 세터 김다인(6번)이 김연경(오른쪽)에게 오픈 토스를 올려주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홈페이지 캡처]
배구전문용어 가운데 일상적인 의미로 해석하기 어려운 말들이 여러 개가 있다. 예를 들어 오픈 토스(Open Toss)도 그런 용어이다. 열린다는 의미의 오픈과 띄운다는 의미의 토스가 합쳐진 말인 오픈 토스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용어가 아니다. 오픈 공격이라는 말처럼 일본배구에서 만들어진 말로 보인다. (본 코너 516회 ‘왜 ‘오픈(Open) 공격(攻擊)’이라고 말할까‘ 참조)

일본배구용어 사전을 보면 오픈 토스를 ‘오오픈토스(オープン·トス)’라고 부르고 세터가 올려주는 높고 큰 호를 그리는 토스라고 설명한다. 어원이 일본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설명이다. 국제배구연맹 규칙과 전문용어 등에는 나오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국제배구에선 ‘토스’라는 말보다 ’세트(Set)라는 말을 쓴다. (본 코너 455회 ‘토스(Toss)는 일본식 영어, 세트(Set)가 정확한 영어 표현이다’ 참조)

오픈 토스에 대용하는 말로 높이 띄워준다는 의미인 ‘하이(High) 세트’라는 말을 쓰면 배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그동안 일본 배구의 영향을 크게 받은 국내배구에선 오픈 토스라는 말이 이미 굳어진 말이 돼 버렸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에는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오픈 토스는 왼쪽과 오른쪽 공격수가 공격하기 쉽게 올려줘 오픈 공격으로 이어지게 한다. 세터가 기본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세터 대신 다른 공격수가 오픈 토스를 맡기도 한다. 세터가 기본적으로 가장 먼저 배우는 기술이 오픈 토스이다. 오픈 토스의 강점은 공격수가 시간적 여유를 갖고 힘을 실어 강타를 날릴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체공 시간이 길어 상대 블로킹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오픈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블로킹을 따돌릴 수 있는 공격 기술이 필요하다.

오픈 토스는 세터가 공이 오는 방향으로 몸을 향해서 공을 받아 네트 양쪽 안테나를 향해 호를 크게 그리게 하는게 일반적이다. 오픈 토스를 잘 하려면 먼저 오버 핸드 패스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오픈 토스의 시작은 리시브로부터 출발한다. 동료 선수가 리시브를 하면 세터는 빠르게 볼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해 낮은 자세로 볼을 받아 안정된 자세로 몸을 도약시켜 올리고 싶은 방향으로 띄워준다. 세터는 기본적으로 네트에 등을 지고 직각으로 몸을 회전시켜 볼을 올려줘야 한다. 공격수가 치기 좋으려면 오픈 토스는 거리와 높이가 일정하고 부드럽게 띄워줘야 한다. 세터는 공격수들이 원하는 경로를 따라 볼을 올려줘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국내 배구에서 오픈 토스를 가장 잘 구사했던 선수로는 1970-80년대 김호철, 1990년대 신영철 등을 들 수 있다. ‘컴퓨터 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김호철은 상대 블로커들의 위치와 이동 상황을 미리 간파하고 필요에 따라 오픈 토스와 속공 토스를 적절하게 구사했다. 김호철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팀 세터로 오랫동안 활약한 신영철은 빠른 손동작으로 장신 공격수들에게 호쾌한 오픈 공격과 속공을 하도록 이끌어 냈다. 신영철은 월드리그 및 월드컵에서 세터상을 3번이나 받았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4강에 올랐던 한국여자팀은 주전세터 염혜선이 37.17%의 세트 성공률로 전체 세터 가운데 4위에 올랐다. 염혜선은 지난 2월 학창시절 학교폭력이 드러나 대표팀에서 빠진 쌍둥이 자매 동생 이다영을 대신해 주전세터를 맡았다. 올림픽 한달 전에 VNL에서 부진해 올림픽 엔트리에서 빠질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던 그는 올림픽에서 도미니카와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오픈 토스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줘 대표팀 에이스 세터로 자리를 잡았다.

배구인들은 오픈 토스를 쉽게 구분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오픈 토스와 속공 토스를 정확히 분류하기가 어렵다. 아마도 일본 배구에서 오픈 토스라고 이름을 붙여서 더 구분하기가 어렵지 않게 됐나 싶다. 오픈 이라는 말 자체가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 토스라는 말은 그동안 국내배구에서 일본배구의 영향으로 습관적으로 쓴 용어라는 것만을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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