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08] 배구에서 선수 번호(Player’s Number)는 어떻게 결정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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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09-2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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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 에이스 김연경은 10번을 오랜동안 달고 뛰었다. 사진은 2020도쿄올림픽에서 10번을 단 김연경이 터키전에서 강타를 성공하고 기뻐하는 모습.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추석 연휴 직전 넷플리스에 공개된 한국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한국 고유의 놀이를 소재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빚더미에 빠진 벼랑 끝 인생들이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1번부터 456번까지 번호를 단 채 술래잡기 ‘무궁화 꽃이 피웠습니다’ 등 각종 게임을 벌이며 거액의 상금을 따기 위해 목숨을 건 경쟁을 한다. 게임에서 지면 즉각 총살을 당하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드라마에서 번호로 참가자를 구분한 것은 많은 참가자를 쉽게 분류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조직과 달리 군대에서 숫자로 부대를 나누는 것도 전쟁에서 전력 편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특정 부대명도 있지만 1,2,3사단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 연합작전과 전력 동원 등을 원활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경찰조직은 숫자로 분류하지 않고 지역명을 갖춘 조직으로 이뤄져 신속한 전력 이동이 필요할 때 군대보다 탄력적이지 못하다고 한다.

스포츠에서도 숫자는 매우 중요하다. 종목을 떠나 팬들은 스타들을 이름과 함께 숫자로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넷플리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이 영화배구 이정재가 연기를 펼친 주인공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몰라도 숫자 ‘456번’은 기억하듯이 선수들이 단 번호를 통해 선수와 경기 장면 등을 떠올린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4강 신화를 연출한 한국대표팀의 에이스 김연경이 달고 뛰었던 10번은 배구에서 대표적인 등번호로 팬들은 기억한다. 김연경이 소속팀이었던 흥국생명에서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 자신의 고유 번호로 달고 뛰었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축구에서 디에고 마라도나 등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달았던 10번을 선택해 공교롭게도 국내 팬들에게 배구서도 10번을 최고의 번호로 떠올리게 했다. (본 코너 330회 ‘ 축구에서 백넘버(Back Number)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참조)

원래 스포츠에서 선수에게 번호를 부여한 것은 럭비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럭비는 1897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퀸즐랜드 대 뉴질랜드 럭비 경기에서 선수 번호가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축구서는 축구 발상지 잉글랜드가 아닌 영연방 국가인 호주에서 번호를 먼저 사용했다. 1911년 시드니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처음으로 선수들의 유니폼에 공식적으로 숫자를 사용한 것으로 세계 축구 역사에 기록돼 있다. 1903년 4월 호주에서 숫자를 사용했다는 사진 자료가 있기도 하다. 야구서는 축구보다 늦은 1916년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번호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에서 선수들에게 번호를 도입한 기원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1918년 팀당 6명으로 경기를 갖도록 하는 등의 공식적인 대회 규칙이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가 아닐까 여겨진다. (본 코너 506회 ‘배구는 왜 6명으로 경기를 할까’ 참조)

미국 배구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1930년대부터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를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축구, 야구에서 등번호를 사용하는 것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 4.3.3항에 따르면 선수의 번호는 1-20번까지로 돼 있다. 번호는 상의 앞, 뒷면 중앙에 위치하며, 번호의 색상 및 밝기는 상의와 대조를 이뤄야 한다. 번호는 상의 앞가슴에 최소 15cm, 등에 최소 20cm 높이로 해야 하고, 번호의 글자형태는 최소 2cm너비로 새겨야 한다. 팀 주장은 상의 가슴부분에 새겨진 번호 아래에 8 x 2cm의 선을 넣어야 하며 선수들은 팀 유니폼 색과 다른 유니폼을 입거나 공식 번호가 없는 유니폼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FIVB가 공식 주관하는 대회에서 좀 더 많은 선수가 출전할 경우 선수 번호는 더 늘어나도록 해 사용 범위를 넓혔다. 2017년부터 월드리그와 월드그랑프리를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로 통합한 이후 1~99번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여자팀은 김연경 10번, 세터 염혜선 3번, 미들블로커 양효진 14번, 김수지 11번, 아웃사이더 히터 박정아 13번, 아포짓 히터 김희진 4번 등으로 번호를 각각 달고 뛰었다. 대개 번호는 선수들의 결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김연경의 경우 세터에서 윙스파이커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 10번을 줄곧 달았다. 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부터 흥국생명, JT 마블러스(일본) 페네르바체(터키), 상하이(중국), 엑자시바시(터키) 다시 흥국생명으로 복귀할 때까지 10번을 선택했다. 2005년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됐을 당시에도 번호는 10번이었다. 도쿄올림픽이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의 10번은 팬들에게는 마치 영구 결번처럼 느껴질 법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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