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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00] 배구에서 프론트존(Front Zone)이 중요한 이유

2021-09-19 09:13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터키와의 8강전에서 김연경이 프론트존에서 공격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터키와의 8강전에서 김연경이 프론트존에서 공격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에서 센터라인과 사이드라인, 어택라인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프론트존(Front Zone)라고 말한다. 우리 말로는 전위 지역, 전방지역이라고 번역해 부른다. 프론트존은 사이드라인을 넘어 자유 지역 끝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프론트존이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공격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배구 경기를 보면 프론트존과 어택라인 뒤, 즉 전위와 후위에서 선수들이 왔다갔다하며 공격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위에 있는 선수들은 어택라인 앞쪽에서 공격을 하고, 후위에 있는 선수는 어택 라인 뒤쪽에서 공격을 할 수 있다. 후위에 있는 선수는 백어택만 가능하며 어택라인 앞쪽인 프런트존에서 공격을 하면 반칙이다. (본 코너 499회 ‘왜 어택라인(Attack Line)이라고 말할까’ 참조)

전위에 있는 선수가 일부러 후위로 가서 공격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백어택이 시원하고 멋있게 보일지 모르지만 직접하는 선수들에게는 상당히 힘든 공격이라고 할 수 있다. 백어택을 하려면 네트에서 3m 떨어진 어택 라인 뒤에서 점프를 해서 스파이크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위에서 공격할 때보다 높이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전위에 있는 선수가 후위로 가서 공격하는 일이 별로 없다. 다만 수비를 할 때는 네트 근처보다는 뒤쪽으로 공이 많이 가기 때문에 어택 라인 뒤에서 수비를 하다 전위로 올라와 공격을 한다.

팀들은 대개 전위에서 공격을 할 때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 서브 로테이션에 따라 선수들이 자리를 이동하게 되면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 전위에 있을 때 점수를 많이 낸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한국의 에이스 김연경이 전위에서 강연타를 터트려 점수를 올리다가 후위로 빠지면 수비에 치중하다 간간히 백어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후위 선수 3명이 프론트존에서 블록과 백어택을 포함해 점프를 하고 네트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만지는 것은 금지돼 있다. 수비전문인 리베로의 경우 프론트존에서 오버 핸드 세트와 점프를 하는 것은 어택 히트(Attack Hit) 반칙으로 처리한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19.3.1.4)에 따르면 ‘리베로가 자기 팀의 프론트 영역에서 손가락을 사용해 오버 핸드 패스로 올린 볼은 다른 선수가 네트 상단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격을 할 수 없다’고 정했다. 하지만 프론트 영역 밖에서 자유스럽게 리베로가 처리한 볼을 공격할 수 있다.

또 서브권을 갖고 있을 때 프론트존 선수들은 손을 머리 위로 올려서는 안된다. 손을 머리보다 높이 올리고 그 위치에서 서브를 넣는다면 파울이 선언된다. 손을 머리 위에 얹고 팔꿈치를 벌리는 것은 상대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 프론트존 선수들은 반대로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블로킹 커버를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상대 서브가 네트 위로 살짝 넘어오면 역으로 기습 공격을 할 수도 있다.

배구에서 프론트존은 전쟁터로 얘기하면 최전방과 같다. 접적지역인 최전방은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최강의 부대를 배치한다. 배구도 프론트존에서 최고의 화력을 갖춘 공격수들이 폭발적인 공격으로 점수를 올린다. 프론트존 공격에서 밀리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한국이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일본, 터키 등을 풀세트 접전 끝에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김연경 등이 프론트존에서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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