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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27] 8초룰(8 Second Rule)은 왜 생긴 것일까

2021-07-07 07:10

8초룰은 자기 쪽 코트에서 공을 소유하고 8초 이내에 반대 쪽 코트로 넘어가지 못했을 때 적용되는 바이얼레이션(violation)이다. 르브론 제임스 같은 슈퍼스타도 왕왕 위반하는 경우가 있다. 사진은 르브론 제임스의 경기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8초룰은 자기 쪽 코트에서 공을 소유하고 8초 이내에 반대 쪽 코트로 넘어가지 못했을 때 적용되는 바이얼레이션(violation)이다. 르브론 제임스 같은 슈퍼스타도 왕왕 위반하는 경우가 있다. 사진은 르브론 제임스의 경기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킹’ 르브론 제임스가 수비지역인 백코트에서 볼을 잡고 천천히 드리블을 하며 하프코트로 이동한다. 안정적이며 빠른 드리블 능력을 갖춘 그이지만 하프 코트부근에서 상대 수비에 순간 저지를 받고 멈칫하다가 심판의 콜 사인을 받는다. 8초룰(8 Second Rule)위반이다. 미국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현역 최고의 슈퍼스타로 역대 최초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마이애니 히트, LA 레이커스 등 3개팀에서 파이널 MVP를 차지한 그이기도 하지만 기본 경기규칙인 8초룰을 위반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8초룰은 일단 공을 잡으면 8초 이내에 자기 진영에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야 한다. 이를 어기면 플레이가 일순 중단되며 상대 팀에게 공을 넘겨줘야 한다. 이 규칙은 오랫동안 NBA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예전 10초룰이 8초룰로 바뀐 것은 경기의 속도와 역동성을 이끌어 내기 위한 때문이다. 만약 8초룰이 없다면 농구는 축구와 하키처럼 뒤로 이동해 상대 수비를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룰이 있음으로써 빠른 플레이를 하며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하프코트를 넘으면 다시 뒤로 돌아올 수 없다. 선을 넘어 서면 거기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8초룰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은 3가지 정도이다. 상대 수비가 공을 펀칭하거나 찰 때, 상대 수비가 테크니컬 파울을 할 때, 상대 팀이 경기 지연 경고를 받을 때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다시 8초룰 시간을 적용한다. 하지만 공이 아웃되었을 때, 같은 팀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점프볼 상황일 때, 더블파울(double foul) 상황, 양 팀에게 준 똑같은 벌칙을 상쇄했을 때 등은 그 일이 일어난 이후의 남은 시간을 적용한다.

이 규정은 1933년 처음 도입됐다. 농구공의 소유에 대한 첫 번째 시간제한이었다. 공격제한시간 24초룰보다 20년 이상 앞선 것이었다. 당초에는 백코트의 볼을 10초 이내로 공격지역인 프런트 지역에 보내지 않으면 바이얼레이션이 된다는 규칙이었다. 1961년 규칙 개정으로 폐지되었다가 1969년 다시 부활됐다. 국제농구협회(FIBA)와 NBA는 10초룰을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8초룰로 바뀌었다.
NBA 선수들은 운동 능력과 개인기가 매우 뛰어나다. 8초룰은 선수들의 공 소유시간을 최대한 줄여 플레이를 빠르게 하도록 만든다. 공을 소유한 팀은 더 과감한 패스나 신속한 드리블을 하지 않으면 소유권을 잃는다. 이 룰를 통해 관중들은 스릴 넘치는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지난 해 1월 NBA 득점왕 출신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기추락 사고로 42세로 짧은 생을 마감 했을 때 8초룰과 24초룰로 고인을 애도했다. ‘8’과 ‘24’는 20년동안 LA 레이커스에서만 뛴 그가 달던 등번호였다. NBA서는 경기 시작 후 첫 24초를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KBL에서도 SK의 제안으로 KGC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8초룰과 24초룰로 그를 추모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첫 공격권을 따낸 KGC 인삼공사가 먼저 공격제한시간 24초를 그대로 흘려보낸 뒤 공 소유권을 가져간 SK가 하프라인을 넘어서지 않고 역시 같은 방식으로 8초를 보내고 공격권을 넘겨줬다.
농구의 시간 제한 바이얼레이션은 다른 종목에도 영향을 주었다. 필드 라크로스에선 팀이 가능한 한 20초 안에 미드필드 라인을 넘어야 한다. 그리고 10초 안에 상대 팀의 골 박스로 공을 넣어야 한다. 10초를 넘기기 않기 위해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박스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공이 박스 안에 있는 바닥에 닿기만 하면 카운트는 끝난다. 일반적으로 감독들은 20초 카운트에 타이머를 사용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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