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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14] 왜 루스볼(Loose Ball)이라 말할까

2021-06-20 07:12

루스볼은 임자없는 공을 뜻한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벤 시먼스(왼쪽)와 워싱턴 위저즈의 샤바즈 네이피어가 루스볼 다툼을 벌이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루스볼은 임자없는 공을 뜻한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벤 시먼스(왼쪽)와 워싱턴 위저즈의 샤바즈 네이피어가 루스볼 다툼을 벌이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루스볼(Loose Ball)은 농구에서만 쓰는 용어이다. 공의 소유권이 어느 팀에게도 속해 있지 않은 상태라는 뜻이다. 구르는 공, 공중에 떠 있는 공, 림에서 튀어나온 공을 말한다. 이런 공은 먼저 잡는 쪽이 임자이다. 주인이 없는 공을 잡기 위한 양팀 선수의 움직임을 궃은 일이라는 뜻인 더티워크(Dirty Work)라고 말하는 이유는 공을 잡는 일이 그만큼 힘이 들기 때문이다.

루스 볼은 느슨하다는 의미인 형용사 루스(Loose)와 공을 의미하는 명사 볼(Ball)의 합성어이다. 느슨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식축구에서는 같은 상황의 볼을 자유로운 공이라는 뜻으로 프리볼(Free Ball)이라고 부른다. 의미상으로는 같은데 종목에 따라 쓰는 말이 다르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원래 루스라는 말의 어원은 고대 노르만어 ‘Lauss’에서 유래돼 13세기 영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잘못됐다는 의미의 고대 영어 ‘Leas’와 유사한 의미였다. 스포츠에서 루스라는 말을 먼저 쓴 것은 미국야구이다. 딕슨야구사전에 의하면 루스라는 단어는 1861년부터 수비수의 통제되지 않는 볼이나 어설픈 수비를 말할 때 사용했다. 야구에서 타자는 루스해야 좋고, 야수는 타이트해야 좋다(It is good for hitters to be 'loose', But fielders should be 'tight’)'는 말이 있듯이 루스는 주로 야수에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단어이다.

구글 등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농구에서 루스볼이라는 말을 언제부터 쓴 지는 나와있지 않다. 출처가 불분명한 루스볼은 아마도 농구보다 먼저 시작한 야구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영어 스포츠 용어는 종목간 서로 영향을 주며 같은 의미의 단어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농구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루스볼을 같은 발음인 ‘Lose Ball’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Lose Ball’은 볼을 잃어버렸다는 의미로 야구에서는 장외홈런을 때린 것을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Lose Ball’이라는 말은 야구에서 1887년부터 사용했다.

농구에서 루스볼은 공이 림에서 튀어나와 선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튕겨서 리바운드를 할 수 없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또 수비수가 공격수의 공을 가로채려다 공이 떨어져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 대개 슛 실패로 외곽으로 튀어나오는 것은 가드들이 처리하지만 골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센터나 파워포워드들이 도맡아 걷어낸다.

루스볼을 쫓아가다보면 선수간 충돌로 인해 파울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무리하게 몸싸움을 하면 루스볼 파울이 선언된다. 공격수와 수비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리바운드를 쟁탈할 때, 코트 위에 굴러다니는 볼을 잡을 때 많이 파울이 일어난다. 예를들어 코트에 떨어진 루스볼을 먼저 잡으려고 다이빙 캐치까지 시도하다가 몸싸움이나 충돌이 일어나는 장면이 경기 중 자주 발생한다. 심판들은 선수들이 루스볼을 소유하려다가 파울을 범할 경우 개인파울로 처리한다. 상대 팀 선수의 스로인으로 경기가 재개되지만 팀파울 상황에서는 파울을 당한 선수에게 2개의 프리스로(자유투)를 부여한다.

우리나라 농구에선 원래 루스볼 파울이 없었다. 구분이 된 것은 단지 공격수가 행하는 오펜스 파울과 수비수가 행한 디펜스 파울이었다. 프로가 생기면서 공격권을 아무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기는 파울을 루스볼 파울이라 규정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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