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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24] 왜 바이시클 킥(Bicycle Kick)이라 말할까

2021-03-18 08:00

바이시클 킥은 몸을 뒤쪽으로 눕혀 공중에 뜨면서 공을 머리 너머로 차는 고급기술이다. 사진은 AC 밀란의 스웨덴 출신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오른쪽에서 두 번째) 2020~2021시즌 리그 경기에서 바이시클 킥으로 골을 터트리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바이시클 킥은 몸을 뒤쪽으로 눕혀 공중에 뜨면서 공을 머리 너머로 차는 고급기술이다. 사진은 AC 밀란의 스웨덴 출신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오른쪽에서 두 번째) 2020~2021시즌 리그 경기에서 바이시클 킥으로 골을 터트리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바이시클 킥(Bicycle Kick)은 공중에 뜬 공을 두 발을 동시에 들어 올리며 연속 동작으로 차는 것을 말한다. 공중에서 서로 엇갈린 발 모양이 자전거(Bicycle)를 타는 모습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술이 능한 선수들이 골문 앞에서 기습적으로 마치 서커스 같은 몸 동작으로 뒤에 눈이라도 달린 듯이 보지 않고도 골문 구석에 정확하게 골을 넣는다.

바이시클 킥은 오버헤드 킥(Overhead Kick) 또는 시저스 킥(Scissors Kick)이라고도 부른다. 오버헤드킥은 머리 위로 볼을 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시저스 킥은 양발이 가위 날처럼 함께 움직이는 모양과 같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일부 축구인들은 시저스킥을 옆으로 비스듬히 차는 모양으로 인해 바이시클 킥과 구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

영어권 이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영어와 비슷한 말로 사용한다. 프랑스에서는 가위 모양이라는 의미로 ‘ciseaux retourné’(returned scissor)’라고 하며 그리스에서는 자전거와 닮은 모양이라는 의미로 ‘psalidaki(Bicycle)’라고 한다. 포르투갈어로도 자전거 모양의 ‘pontapé de bicicleta’ 으로 말한다. 독일어로는 오버헤드킥이라는 의미인 ‘Fallrückzieher’라고 부르며, 네덜란드어로는 돌아서며 끌어 찬다는 의미인 ‘omhaal’라고 각각 부른다. 이탈리아어로는 역으로 찬다는 뜻인 ‘rovesciata’라고 말한다.

다른 나라와 달리 노르웨이서는 브라질 선수들이 많이 구사했다는 의미로 ‘brassespark(Brazilian kick)’이라고 말한다. 스페인어권에서는 바이시클킥 이름을 놓고 한때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칠레에서는 자신들이 가장 먼저 이 킥을 했다는 의미로 ‘chilena’이라고 말하며, 페루에서는 달콤한 사탕을 의미하는 ‘chalaca’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페인에서는 정작 시저스킥과 같은 의미인 ‘tijera’라고 말한다.

바이시클 킥의 어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누가 처음으로 시도했고, 말 자체를 만들었는가에 대해 여러 주장이 있다. 공통적인 것은 남미에서 이 단어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브라질, 칠레, 페루 선수들이 많이 시도해 대략적으로 이 지역에서 처음 생긴 것이라는 사실이다. 남미에서 축구 전술과 기술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이 킥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영국인 이민자나 선원들이 브라질 커피, 아르헨티나 쇠고기와 가죽, 페루 특산물 등을 확보하기 위해 1800년대 중반 남미 지역으로 넘어오면서 축구를 보급했다. 학교를 통해 축구가 퍼져나가면서 남미 사람들은 패싱을 기반으로 여러 고급 기술을 개발했다. 선수들은 드리블, 킥 등 기술을 익히며 바이시클킥과 같은 예술적인 고급 킥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바이시클 킥은 1910년대에 칠레로 귀화한 스페인 태생의 바스크인 선수 라몬 운자가가 칠레의 탈카후아노 항구에서 처음 선보였다는 기록도 나와 있다. 칠레인들이 자신들이 최초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이시클 킥은 세계적인 대스타들이 많이 선보였다. 1950-60년대 세계 축구를 평정했던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는 현란한 기술로 이 킥을 이용해 골을 터트려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도 월드컵 등에서 화려한 발기술로 공중에서 몸을 돌려 골문을 향해 슛을 날리는 모습을 많이 연출했다.

현재 세계적인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은 골문 앞에서 돌발적으로 기습적인 바이시클 킥을 터트려 골키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선수들이나 축구팬들이 바이시클 킥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은 역동적인 동작으로 만들어지는 골 장면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은 2016년 바이시클 킥을 ‘축구에서 가장 멋진 장면(football’s most spectacular sight)‘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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