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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포커스] 류현진, ‘골백번 생각 투구’로 양키스의 강을 건넜다

2020-09-25 15:57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머리를 쓰며 7이닝 무실점으로 양키스의 강을 건넜다.

[마니아 포커스] 류현진, ‘골백번 생각 투구’로 양키스의 강을 건넜다


25일 류현진은 공 하나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 역력했다. 류현진은 치밀한 복기를 통해 한번 진 팀이나 선수에겐 다시 당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나 양키스는 달랐다. 3차례 대결에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을 뿐 아니라 7피홈런, 평균자책점 8.80으로 심한 약세를 보였다.

류현진은 1회 낮게 공을 컨트롤했다. 지난 8일 경기에서 높은 공을 던졌다가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던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게 위해서였다. 그 결과 루크 보이트와 에런 힉스를 체인지업 결정구로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솎아냈다.

루현진은 2회부터 6이닝 연속 타자를 내보냈다. 2~5회는 2사후였으나 6,7회는 무사였다. 류현진의 고심하는 흔적은 보는 것만으로도 알아볼 수 있었는데 어떤 상황이고 어떤 선수인가에 따라 각기 다른 공을 던졌다.

그 어느 때보다 인터벌이 길었던 경기로 그 역시도 타자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전략이었다. 타자들이 긴 기다림을 항의하듯 던지려고 할 때 타임을 걸며 물러났으나 류현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몸짓과 무표정으로 계획된 공을 던졌다.

평소 2루 견제를 거의 하지 않았던 류현진은 주자 2루 상황에서 사인 없이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고 발로 마운드를 여러 차례 밟으며 던질 공을 정리하기도 했다.

621,3루에선 포수와 유격수를 불러 자신이 다음에 어떤 공을 던질 것 인지에 대해 언질을 주었다. 타석의 우르셜라는 류현진의 작전에 말려 든 것처럼 쉽게 수비할 수 있는 2루수 땅볼을 쳤다.

7회까지 던진 공은 100. 하지만 공 한 개에 걸려있는 생각은 무수히 많아서 그 수를 셀 수 없다. 그래서 고민이 골백번인데 덕분에 류현진은 반드시 건너야 할 양키스를 완벽하게 넘으며 팀에게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의 선물까지 안겼다.

골은 숫자 10,000을 이르는 순우리말. 골백번은 10,000이 100번이다. 수많은 상황 계산, 류현진이 강력하지 않으면서도 강한 이유이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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