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22] 왜 ‘골프볼(Golf Ball)’이 아닌 ’골프공‘이라고 말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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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8-2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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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 골퍼' 홍순상이 골프공을 손으로 들어 올리며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의 하나가 ‘볼(Ball)’이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들은 말 그대로 볼을 갖고 하는 운동이다. 골프도 볼로 하는 운동이므로 구기종목이다. 구기종목에서 사용되는 볼에 대한 말은 대부분 종목과 함께 ‘공’이라는 우리 말을 붙여 사용한다. 축구공, 야구공, 농구공, 배구공, 핸드볼공 등으로 말이다. 골프도 골프공이라고 한다. 영어 말과 함께 우리 말을 함께 섞어서 쓴다.

영어 종목 이름과 볼이라는 말을 그대로 붙여서 쓰지 않고 볼을 우리 말로 바꿔 사용한 것은 왜 그랬을까. 예전 원로 골퍼기자 선배가 골프공이라는 말을 쓰지 말고 골프볼이라고 해야 한다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이 선배는 낮게 깔리는 샷을 ‘땅볼’이라고 하지 ‘땅공’이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골프볼이라고 쓰는게 맞다고 했다. 사실 축구서는 골문을 크게 빗나간 슛을 ‘똥볼’이라고 부른다. (본 코너 9회차 왜 ‘동볼’이라 부르나 참조) 농구서는 림을 맞추지도 못한 노골을 ‘에어볼(Air Ball)이라고 한다. 하지만 구기종목서도 럭비는 럭비볼이라고 하지않고 럭비공이라고 한다.
자세히 보면 일정한 원칙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볼이라는 말이 종목과 상황에 따라 원어 그대로 쓰기도 하고, 공이라는 우리 말을 쓰기도 한다. 이는 구한말 미국에서 선교사를 통해 들어왔거나 일본을 통해 들어오면서 스포츠 종목들이 일반 대중들에게 점차 익숙해지며 필요에 따라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해본다. 어떤 구체적인 규정이나 용어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여러 사례를 비추어 유추해 볼뿐이다.

일본 강점기 때인 1930년 발간된 ‘신어대사전’을 보면 골프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이 편에서 치는 공이 수가 가장 많이 그리고 순서 있게 그 구멍 속에 들어가는 편이 이기게 되는 경기”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미 그 당시에도 공이라는 말을 분명히 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게 골프볼을 ‘고루후 보오루(ゴルフボール)’라고 발음을 한다. 원어에 가깝게 소리나는대로 일본어로 표현했다. 만약 우리식으로 표현했다면 골프볼을 ‘고루후 다마(球)’라고 했었을텐데 그렇지 않았다. 일본어 다마는 우리 말로 공을 말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골프공은 우리나라 골퍼들이 일본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썼던 것으로 보인다.

영어에서 볼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205년 영어 시가에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어의 기원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대 게르마니아어 ‘발루(Bollr)’에서 중세 영어 ‘발(Bal)로 바뀌면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고대 스웨덴어 ’발러(Baller), ‘중세 독일어와 네덜란드어 ’발(Bal)’도 같은 어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만약 볼이 게르만어에 기원을 두었다면 라틴어 '폴리스(Foll-is)'와 같은 의미인 "폭발되거나 부풀려진 것"이라는 동의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후기 중세 영어의 철자에서 이 단어는 프랑스어 ‘발레(Balle)와 그래픽적으로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발레‘는 그 자체로 게르만어의 기원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최초의 골퍼들은 처음에는 돌로 만든 볼을 쓰다가 나중에 나무를 거쳐 가죽 주머니에 거위 털을 가득 채워 만든 ‘페더리 볼(Feathery Ball)’이라는 것을 사용했다. 1850년 골프가 본격적으로 보급이 되면서 스코틀랜드에서는 고무나무에서 얻은 수액으로 만든 ‘구타 볼(Gutta Ball)’이 등장했다.

구타 볼이 기술적 진보를 거듭하며 코르크 간 것, 금속 가루, 접착제를 혼합하여 만든 ‘구티 볼(Gutty Ball)’이 도입됐으며 이후 단단하게 심을 넣어 만든 ‘해스켈 볼(Haskell Ball)’이 개발됐다 . 이후 오날날과 같은 ‘투피스 볼(Two-piece Ball)이 1959년 만들어졌다. 이는 듀폰사가 개발한 소재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인조 플라스틱이 외피로 사용되면서 기능이 크게 향상돼 골프용구 개발 사상 가장 빛나는 발명품으로 간주됐다. 1900년대 초에는 볼 표면에 둥글고 우묵하게 팬 작음 홈이 고르게 펴져있는 모양의 이른바 ’딤플(Dimple)’을 가진 독특한 디자인의 볼이 등장해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게 됐다. 딤플은 골프공 표면에 닻는 기류를 교란해 항력을 감소시켜 비거리를 크게 늘리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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