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89] 왜 ‘챔피언십(Championship)’이라고 말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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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7-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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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에서 '10대 돌풍'을 몰고 온 18세 김주형이 8월 6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사진은 역대 KPGA 최연소로 우승한 군산오픈에서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는 김주형 모습. [KPGA 제공]
바로 앞 전 이 코너 88회차에서 ‘필드(Field)’에 대해 알아본만큼 이어서 ‘챔피언십(Championship)’의 유래를 살펴보는 것은 아마도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두 단어의 기원이 같은 의미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필드는 들판이라는 의미인데, 챔피언십이라는 단어는 들판과 같은 넓은 전장터를 의미하는 ‘캄푸스(Campus)’에서 출발했다. 캄푸스는 영어 ‘캠프(Camp)’의 어원이 됐는데 챔피언십의 ‘Champ’은 캠프의 변화형 단어이다. ‘챔피언(Champion)’은 ‘Champ’에 사람을 뜻하는 ‘ion’이 붙으면서 들판에서 싸워서 이긴 사람이라는 뜻이 됐다. 챔피언십은 챔피언과 자격을 뜻하는 접미사 ‘ship’의 합성어로 챔피언 자격이나 지위를 말한다. ‘인턴십(Internship, 인턴자격)’, ‘멤버십(Membership, 회원권)’, ‘오너십(Ownership, 소유권)’, ‘시티즌십Citizenship, 시민권)’ 등의 ‘ship’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서양의 중세 시대때는 서로간의 상호 분쟁을 법이 아니라 일대일 결투로 해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법 보다는 주먹, 무력이 가까웠다는 말이다. 개인이나 귀족, 심지어는 왕까지도 개인 분쟁이나 영지, 국가 중대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 생길 때 맞대결을 벌이기도 했는데 싸움에서 이긴 이를 영어로 챔피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챔피언이라는 말은 중세 시대에는 유일한 스포츠인 마상경기대회 우승자를 뜻하는 의미로 쓰였는데 근대 자본주의가 낳은 스포츠에서 토너먼트나 각종 경기에서 우승한 자나 우승팀으로 폭넓게 쓰였다. 챔피언이라는 의미는 스포츠에서는 해당 종목의 실질적인 최고 승자라는 말이다.

프로야구 우승팀에게는 챔피언임을 알리는 삼각형의 깃발을 수여하는데 이를 챔피언 페넌트라 부른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페넌트레이스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FIFA 월드컵에서는 월드컵 우승국을 지칭하는 말로 챔피언이라고 하며 해당 팀 유니폼에 있는 국가 축구협회 마크 상단에 별을 하나 추가한다. 챔피언 팀은 다음 월드컵에서는 ‘디펜딩 챔피언(Defending Champion)으로 톱시드를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골프에서는 챔피언십이라는 단어를 여러 타이틀 대회에 많이 사용한다. 메이저 대회인 PGA, LPGA 챔피언십을 비롯해 남녀 일반 프로대회에도 즐겨 쓴다. 오는 30일 열리는 PGA 바라쿠다 챔피언십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4개월간 공백기를 가졌다가 같은 날 재개되는 LPGA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도 역시 챔피언십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챔피언십 이름을 쓰는 것은 최고의 권위와 규모를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영어 사전을 보면 챔피언은 스포츠에서 단순한 승리자라는 의미 말고도 지지자나 옹호자라는 뜻이 있다. 동사로 쓸 때도 '지지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지지한다는 의미로 챔피언이라는 단어를 쓸 때는 주로 단순한 지지보다는 승리자라는 어원처럼 “누군가의 대리로 활동할 정도로 굳은 지지, 혹은 큰 대의를 내세우는 주창자” 라는 강한 의미가 담겨있다.


이를테면 불세출의 팝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작곡해 세계적인 명곡이 된 ‘위 아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자신의 삶을 노래한 의미로 챔피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영화 ‘보헤미안 렙소디’에서 이 곡은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래인데 프레디 머큐리가 축구 응원가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바램대로 이 곡은 축구 응원가로 널리 쓰였다. 축구 뿐 아니라 야구, 농구, 배구 같은 프로스포츠 종목 경기장에서 울려퍼졌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에서도 응원가로 빠짐없이 쓰였다. 심지어는 환락의 도시 미국 라스베가스 중심가에서 한국의 LG가 만든 LED 전구쇼에서도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오래 전에 본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1982년 라스베가스에서 미국의 레이 붐붐 맨시니와 프로복싱 세계타이틀전을 갖다가 링사고로 숨진 김득구를 소재로 한 영화 ‘챔피언’이 2000년대 초 제작된 적이 있었다. 또 ‘강남 스타일’이라는 노래를 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가수 싸이가 부른 ‘챔피언’이라는 노래도 있었다. 싸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응원 공연을 하는데 대학생들은 무대 공연을 보고 즐기고 있는데 같은 나이의 전경들은 그 주위를 둘러싸고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것을 보면서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맨 처음 노트에 "전경과 학생 서로 대립했었지만 나이는 같아 고로 열광하고 싶은 마음 같아" 라는 부분을 제일 먼저 써놓고, 거기에 살을 붙이고 멜로디를 붙여 이 곡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챔피언십이라는 말은 단순히 스포츠 대회 타이틀이라는 뜻을 넘어서 그 속에는 인간의 삶과 관련한 많은 경험과 깊은 지혜가 배어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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