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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이용 의원, 고인 아버지와 '최숙현법' 발의

2020-07-10 16:33

'최숙현법'을 발의한다고 밝힌 미래통합단 이용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와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왼쪽에서 세번째)[연합뉴스]
'최숙현법'을 발의한다고 밝힌 미래통합단 이용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와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왼쪽에서 세번째)[연합뉴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故) 최숙현법'을 고인의 아버지 최영희 씨와 함께 발의하겠다"라고 밝혔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용 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숙현의 아버지 최영희 씨와 나란히 섰다.

이 의원은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상 체육계 성폭력 및 폭력 문제 전담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에 관한 규정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돼 올해 8월부터 정신 운영될 예정이지만, 피해자 보호와 권한이 매우 제한적이다"고 밝히며 "대표 발의할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스포츠윤리센터의 권한과 의무를 확대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조항을 넣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발의할 개정안에는 스포츠윤리센터의 독립적인 업무수행 보장, 행정기관 소속 공무원과 기관·단체 임직원 파견 요청 권한 부여, 폭력·성폭력 신고자에 대한 빠른 긴급 보호 조치와 조사 착수, 신고자와 피해자를 위한 임시보호시설 설치와 운영, 신고자 등에 대한 불이익, 방해, 취소 강요 조사 방해 행위 등에 대한 징계 요구권 부여 등이 담겼다.

이는 피해자와 신고자를 보호하고 징계 혐의자에 대한 조사 속도는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용 의원은 "(오는 8월 출범 예정인) 스포츠윤리센터는 신고 자료 요구, 직권 조사 권한이 없어서 유명무실하다. 신고자 보호와 2차 가해 금지 조항도 빠졌다"고 설명하며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과 함께 연단에 선 고인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우리 딸은 어디 하나 호소할 곳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비극적인 사건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으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용 의원에게 간절히 부탁한 것도 숙현이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숙현이법'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최영희 씨는 "숙현이의 외롭고 억울한 진실을 밝히는 데 도와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숙현이법'이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또한 최씨는 "딸의 문제가 정치적으로는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의원과 고인의 아버지는 가해 혐의자들의 '법적 처벌'도 강조했다.

이용 의원은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가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지만 이와 별개로 힘든 법적 다툼을 해야 한다. 유족, 피해자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최씨도 "가혹행위를 하고도 사과조차 하지 않은 가해자들은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귀한 딸을 떠나보낸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수차례 "숙현이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자식을 먼저 보낸 내가 딸 이야기를 하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영희 씨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걸 막고자 또 한 번 힘을 냈다.

최영희 씨는 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 앞에 섰다.

최씨는 "숙현이가 비극적인 선택을 한 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밤잠을 설친다. 미안하다는 사과조차 없이 가혹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가해자들은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어디에도 호소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으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숙현이법'이 꼭 국회를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영희 씨는 "숙현이는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까지 지낼 만큼 스포츠를 사랑했다"고 떠올리며 "경주시청팀 숙현이에게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을 진작 알았더라면 절대 그 팀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숙현이가 힘들어할 때마다 (가해 혐의자)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의 말만 믿고 딸에게 '이겨내 보라'고 말한 것이 한 맺힌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들은 엄중하게 처벌받고, 새로운 피해자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 씨는 고인이 가해자로 지목한 4명 중 유일하게 최근 혐의를 인정하고 9일 고인이 잠든 납골당을 찾은 김도환 선수를 향해서는 "그나마 김도환 선수는 양심이 좀 있다. 김 선수의 어머니께서 내게 울면서 전화해서 용서를 구했다"며 "김도환 선수가 조사에 철저하게 임하고, 법적 처벌을 받고 난 뒤에 사과를 받겠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날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숙현이가 혼자 외롭게 싸우다 지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제라도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환경이 돼 다행이다"라고 했다.

한편 최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해체에는 반대했다.

최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체에 책임을 묻고 팀을 해체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국가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열악하게 훈련해야 하는 비인기 종목 트라이애슬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주시청팀은 건재해야 한다. 숙현이도 한국에서 세계적인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나오기를 하늘에서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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